방금 한컴 타자 연습에 들어가 장문 연습을 해봤다. 220타였다. 컴퓨터를 처음 접한 이래로 따로 자판연습을 해본 적이 없었다. 고백하자면 육아휴직 중에 혼자 연습해 본 적은 있었다. 중도 포기했다. 몇 번 연습하다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손가락이 답답해 미칠 것 같아 자연스레 그만뒀다.
사내 메신저로는 친한 한 두 명 외에는 사적인 메시지도 주고받지 않았다. 한번 시작하면 티카타카 해야 하는데, 느린 타자로는 내가 답답해서 잘 대화하지 않았다. 타자 속도만 느린 것은 아니다. 정확도도 떨어져 늘 나의 사내 메신저는 오타 대잔치였다. 그러니 조용히 있을 수밖에.
더 거슬로 올라가 보자면, 대학교 시절 리포트는 어떻게 썼나. 책을 찾아 그대로 옮겨야 하는 리포트가 있다면 여동생을 시켰다. 빠른 속도로 툭툭 쳐나가는 동생이 참 고마웠다. 나도 동생의 숙제를 그 외의 방법으로 도왔다.
다시 나는 빠른 타수를 갖고 싶어졌다. 내친김에 영타도 좀 익히고 싶었다. 일할 때 타다다닥 자판을 쳐내는 옆자리 직원은 늘 업무처리가 빨랐다. 글을 쓸 때도 머릿속 생각을 손가락이 재빨리 따라갔으면 했다.
정말 하나하나 자리를 외워가며 익히면 나도 빨라질 수 있을까? 내 앞에서 구구단을 3단을 더듬더듬 익혀가는 아이가 결국은 구구단을 다 외울 것을 믿지만, 내가 독수리 타자에서 벗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었다.
초등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더듬더듬 구구단을 외워가는 늦은 아이와 40이 다 되어 독수리 타법을 벗어나겠다고 타자 연습을 결심하는 늦은 엄마. 누가 먼저 이 터널을 통과할지 개봉박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