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 초, 아이들과 동물원을 갔을 때 다리가 이상했다. 발을 디딜 때마다 발목 통증이 느껴져 급기야 다리를 절기 시작했다. 많이 걸어서 그러려니 하다가 집에 와서 꾹 눌러보니 여전히 아파서 근처 새로 생긴 정형외과에 갔다.
당시 육아휴직 중이었기에 굽 높은 신발, 플랫슈즈, 쪼리 등은 거의 신지 않았고 운동화를 주로 신었다. 10년 전 무릎 연골연화증을 진단받은 후 더 심해질까 봐 의식하며 살았다. 사실 킬힐은 아가씨 때도 거의 피했다.
이번엔 무릎이 아니라 발등이었다. 새로운 통증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다행히 뼈나 관절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건염이었다. 힘줄에 염증이 생겼다고 했다. 처음 들어 본 병명이었지만 친절한 설명에 이해가 되었다. 염증이 다리 근육이 생긴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니 다행이었다.
의사는 체외충격파 치료를 추천했다. 많이 아프다는 말도 덧붙였다. 영업당한 느낌으로 반신반의 물리치료실로 내려갔다. 실비로 보험처리가 가능하다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아프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했다. 새어 나오는 신음소리를 힘을 다해 막았다. 일주일 뒤 치료받을 때에는 껴안을 인형을 달라고 했다. 강도를 점점 세게 올렸다. 아프다고 하면 그 부위를 더 집중적으로 충격파를 날렸다. 병변 부위에는 극심한 고통을 주지만 그 외에는 같은 강도에도 아프지 않았다. 물리치료사의 앵무새 같은 공 감마저도 위로가 되었다. 그녀는 최선을 다하고 있었으므로. 같은 물리치료사에게 5번을 넘게 치료받고 나서야 끝이 났다.
지난주, 그때 그 통증이 그대로 찾아왔다. 이제 나는 대처법을 알고 있다. 통증은 반갑지 않지만, 또 염증이 생겼구나 하니 마음은 편했다. 그리고 새로운 통증은 나이가 더해가며 만나는 새로운 친구로 여기겠거니 싶었다. 가끔 만나고 싶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