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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볼러 Mar 06. 2017

동서남북, 제주 한바퀴-서편

제주도, 4박 5일로 둘러보기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사철 제주도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최고 인기 여행지 중 하나이다. 길거리에 낙엽이 바삭하게 밟히는 가을. 나는 4박 5일이라는 시간을 가지고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어릴 적 가족끼리, 대학시절 친구들끼리 제주여행을 온 적이 있다. 가족여행은 너무 어렸을 적이라 내가 뛰놀던 해수욕장이 중문과 함덕해수욕장이라는 것밖에는 기억이 나지 않았고, 친구들끼리 왔을 때는 한라산 등반을 목적으로 캠핑을 했던지라 다른 곳은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 여자친구와 함께 하는 이번 3번째 여행에서는 제주 전체를 한번 훑고 싶었다. 몇 번을 와도 부족할 만큼 볼거리, 즐길 거리, 먹거리가 있다던데 그 소문의 진실을 직접 경험하고 싶었다. 그렇게 야심찬 마음으로 지도를 펼쳐 꼼꼼히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4박 5일로 내 욕심을 다 채우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아쉽지만 이번에는 제주 외곽에 집중하기로 했다.


서, 남, 동, 북

해안도로를 따라 반시계 방향으로.

이렇게 완성된 4박 5일 제주 한 바퀴!

지금부터 시~작!


5일간 나의 길이 되어준 지도




< 서쪽 제주 >
제주공항 ▶ 애월 해안도로 ▶ 놀맨 ▶ 봄날 카페 ▶ 애월 해안산책로 ▶ 애월 해안도로 ▶ 곽지괴물해변 ▶ 협재해수욕장  ▶ 소인국 테마파크


# 라면엔 김치! 말고 애월 바다!

제주여행을 오기 전, 먼저 제주여행을 다녀온 회사 후배에게 맛집 추천을 받았다.


"애월에 놀맨이라고 라면집 있어요. 거기 꼭 가보세요!"


그렇게 후배 말만 믿고 찾게 된 놀맨인데 알고 보니 과거 무한도전에 출연한 적이 있는, 당시 사장님이 직접 문어를 잡아 라면을 끓여주었던 것으로 유명세를 치르게 된 곳이었다. 꽤 오래전이지만 여전히 애월을 대표하는 라면 맛집으로서 사람들로 붐볐다. 메뉴는 단출하게 딱 하나, 해물라면. 두 그릇을 주문하고 자리를 잡는다. 자리가 넓지 않아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다닥다닥 붙어 앉았다. 더위가 한창인 이 여름에, 평소 같으면 짜증 날 법도 한 일지만 여행이 날 관대하게 만든 탓에 이 모습이 정겹게만 느껴진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애월 앞바다를 바라보며, 애월 바닷바람을 맞으며 호로록~... 낭만적이지 않은가?^^;;


혼자 낭만에 취해있는 사이 주문한 라면이 나왔다. 직접 만든 수프를 사용해서인지 국물 색부터가 다르다. 무엇보다 라면에 해물은 넣은 건지, 해물탕에 라면을 넣은 건지 싶을 정도로 해물이 많이 들어가 있다. 싱싱한 해산물 아래 고이 묻혀있을 면을 끄집어내려 뒤적이는데, 뭔가 중요한 한 가지가 빠진 것 같은 찝찝한 기분이다.


"아! 문어가 없네?"


그랬다. 축~ 늘어진 채 자신의 자태를 뽐내고  있어야 할 문어가 빠졌다. 문어라면이 따로 있는 건지 아니면 문어는 따로 추가해야 하는 건지, 난 깐깐한 고객 모드가 되어 카운터로 향한다.


"저기, 혹시 문어라면이 따로 있나요?"

"아니요~ 문어는 잡은 날 다 팔고 나면 해물라면으로 해서 나가요. 문어가 항상 잡히는 게 아니라서 보통은 해물라면이에요."

"아, 네..."


아쉽지만 어쩌겠나. 그냥 먹을 수밖에. 아쉬운 대로 국물과 함께 면을 집어 입속으로 넣는다. 


"음~ 그래도 맛있네!"


라면 수프가 들어가지 않아서인지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면서도 적당히 간이 잘 된 맛이다. 무엇보다 애월의 풍경과 시원한 파도 소리는 해물라면과의 최고의 조합! 김치보다도 잘 어울린다. 여기에 시원한 맥주 한 모금 들이켜니 어느새 문어에 대한 아쉬움은 애월 바다 저 멀리로 떠내려가 버렸다. 문어 안녕~~~ 하지만 다음엔 기필코...!

놀맨 해물라면


# 멘도롱 또똣

놀맨 옆 봄날 카페는 드라마 '멘도롱또똣'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그만큼 사람들도 많기로 유명하다. 길게 늘어선 줄을 보아하니 주문도 주문이지만 자리를 먼저 잡는 게 좋을 것 같은 직감이 스쳤다. 그렇게 카페로 들어가려는데,


“잠시만요, 커피 주문하셨나요?”

“아뇨, 자리 잡고 주문하려고요.”

“아;; 죄송한데 커피 주문하셔야 입장하실 수 있으세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니 봄날 카페의 규칙이 그렇다 하니 어쩔 수가 없었다. 원래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아마도 우리처럼 카페 구경만 하고 가려는 사람들 때문에 정작 커피를 마시러 온 손님들이 앉을 수가 없는 불공평한 사태를 막고자 한 아이디어이지 않을까 한다. 카페 사장님의 손님들을 위한 따뜻한 배려에 내 마음도 멘도롱 또똣.^^

*멘도롱 또똣: 제주도 방언으로 "기분 좋게 따뜻한"이라 알려졌으나 맨도롱하다: '조금 다습다'의 제주 방언과 또똣하다: 따뜻하다의 제주 방언이 합쳐진 말. '먹기 좋을 만큼 알맞게 따뜻함'이 제일 가까운 표현이다. 
세상에서 가장 큰 커피잔


즉흥 갈색 여행. 1

애월 해안 도로를 따라 다음 목적지로 향하는 중,

 

오빠, 제주에는 진짜 관광지가 참 많은 것 같아.”

그지~근데 갑자기 왜?”

갈색 표지판들이 엄청 많아서.”

 

관광지를 나타내는 갈색 표지판. 과거 1박 2일에서 ‘갈색 여행’이라는 콘셉트로 즉흥 여행을 한 것이 문득 기억을 스친다.

 

우리 갈색 여행 한번 할까?”

 

우리의 규칙은 지금부터 가장 먼저 보게 된 갈색 표지판으로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가는 것. 그때부터 우린 갈색 표지판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내심 지루하지 않은 재미있는 곳이거나, 풍경이 아름다워 사진 찍기에 좋은 곳이기를 바랐다.

 

어?! 우리… 저기 가야 해. 내가 보고 말았어.”

“(실망한 듯이)아…”

 

내 눈에 포착된 갈색 표지판은 ‘소인국 테마파크’. 약간은 실망했다. 사실 육지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는 종류의 관광지이기에 제주까지 와서 여기를?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규칙은 규칙, 제주의 그곳은 제발 조금이라도 육지의 그곳과 다르기를 바라며 차를 돌렸다.

 

소인국 테마파크는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의 미니어처가 전시되어있다. 크기는 작아도 디테일은 살아있다. 구도만 잘 맞추면 정말 해외인 듯한 사진 연출이 가능할 것 같았다. 덕분에 다행스럽게도 나름 재미있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안타깝게도 난 똥손에 사알못(사진을 알지 못하는). 이리 찍어도 저리 찍어도, 누가 봐도 가짜인 게 티 나는 사진밖에는 찍을 수 없었다는 슬픈 사연.ㅠㅜ 

브라질 리우의 예수님상 따라 하기

< TRAVEL INFO >

놀맨(NOLMAN)

애월에 위치한 직접 잡은 해물로 끓여주는 해물라면 맛집. 문어가 들어간 해물라면을 먹는 건 복불복.

[영업시간]
  - 매일 10AM - 16PM
  - Break Time 13PM - 14PM
  - 화요일 휴무 (우천, 강풍, 폭설에도 휴무)

[메뉴 및 가격] 해물라면 8,000원

[주소] 제주 제주시 애월읍 애월로1길 24

[전화] 064-799-3332


봄날카페(BOMNAL CAFE)

애월 앞바다의 경치를 보며, 아기자기한 카페 안에서 커피와 차를 즐길 수 있는 곳. 커피 맛집이면서 사진 맛집이기도 한 인싸 카페.

[영업시간] 매일 9AM - 21:30PM

[메뉴 및 가격]
  - 아메리카노 5,000원
  - 콜드브루 6,000원
  - 콜드브루라떼 6,500원
  - 바닐라라떼 6,000원
  - 카페라떼 5,500원

[주소] 제주시 애월읍 애월리 2540번지 | 제주시 애월로1길 25

[전화] 064-799-4999


소인국테마파크(SOINGOOK)

제주에 있는 국내 최대의 미니어처 테마파크. 조금이나마 세계 여행의 기분을 느껴볼 수 있는 곳. 원근감을 잘 이용하면 마치 정말 해외에 있는 듯한 사기샷을 찍을 수 있고, 걸리버나 앤트맨처럼 거인이 된 듯한 장면을 연출할 수도 있다.

[영업시간] 매일 9AM - 18PM (17:30PM 입장마감), 365일 무휴

[입장료]
  - 성인 9,000원
  - 청소년 7,000원
  - 어린이 5,000원

[주소]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중산간서로 1878

[전화] 064-794-5400


참조 : 네이버 플레이스/지식백과/블로그, VISIT 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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