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에서 여름나기

팔당팔화 수변공원과 하남유니온파크에서 보낸 주말 일상

by 트래볼러
본 글은 2022 하남문화재단 SNS 크리에이터 활동 취재 후 작성하였습니다.


"제5호 태풍 송다가 빠르게 북상하고 있습니다."


하... 가는 날이 장날이라니. 평소 하남 스타필드를 갈 때마다 저기도 한번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면서 늘 입으로만 다녀왔던 곳이 있다. 스타필드 앞 한강 물길 따라 초록초록 싱그러움을 뽐내고 있는 팔당팔화 수변공원과 스타필드 바로 옆에서 우뚝 솟아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하남유니온타워다. 공원은 모름지기 날씨가 좋아야 걷기 좋고 타워 역시 날씨가 좋아야 전망이 잘 보이거늘, 태풍이라니... 이번 생엔 그른 것인가?ㅠㅜ 자포자기 심정으로 맞이한 D-DAY. 그런데 역시나 나는 날요(날씨요정)였다. CG 같은 뭉게구름들 사이 간간이 검은 먹구름들이 끼어 있었지만 대체로 파란 하늘이 보이는 게 날씨만 좋았다. 단, 덥고 습한 거만 빼면.


메타세콰이어길 따라 팔당팔화 수변공원 산책

지하철 5호선 하남시청역에서 내려 '당정뜰' 가는 길을 검색했다. 갑분 웬 당정뜰? 사실 팔당팔화 수변공원은 한강 팔당(하남)지구 하천정비 사업을 진행하면서 시민대상으로 명칭을 공모해 2020년에 지금의 당정뜰이 되었다. 지도앱에서 팔당팔화 수변공원을 검색하면 당정뜰로 나온다. 당정뜰은 '물길이 돌과 모래를 실어와 자연적으로 생긴 정원'이라는 뜻이란다.

그렇다면 과거의 이름인 '팔당팔화'는 무슨 뜻일까? 처음 '팔당팔화 수변공원'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팔당(지명)의 여덟 가지 꽃(팔화)이 피어있는 수변공원일 거라 생각했다.(나란 놈 참 단순하다.^^;;) 어떤 꽃들인지 초록창에 물어봤는데 팔화는 내가 생각했던 그런 1차원적인 이름이 아니었다. 화가 꽃(花)이 아니라 이야기(話)였던 것. 즉, 팔당팔화는 물길이 흐르는 팔당에서 펼쳐지는 여덟 가지 이야기라는 의미였다. 이름처럼 수변공원은 은빛초지 휴게공간, 맹꽁이 서식처 보존공간, 넓은 잔디밭, 하늘 조망공간, 수 생태 체험공간, 천변 물놀이 피크닉 공간, 초지 관찰 조망공간, 자연 속의 운동공간이라 하여 총 8가지의 공간을 테마(이야기)로 조성이 되어 있다.(이하 현재 명칭인 당정뜰로 통일하기로 한다.)


본격적인 당정뜰은 덕풍교 아래에서부터 시작된다. 넓디넓은 공원을 어디부터 둘러봐야 하나 갈팡질팡 고민도 잠시, 뭔가에 홀린 듯 나는 메타세콰이어길로 향했다. 내 몸이 애타게 그늘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당정뜰 메타세콰이어길은 보기만 해도 시원한 나무 그늘길이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이어져있었다. 바로 옆 도로가 차가 씽씽 달리는 미사대로라 시끄러울 법도 한데 울창한 나무숲이 만드는 소음 방벽은 생각보다 효과가 좋았다. 주변 소음은 제거되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소리와 내 발걸음 소리만 들려왔다. 한 블록 옆으로만 가도 시끌벅쩍한 신도시인데 도시와 단절되어 자연 속에 있는 기분이 들어 마음이 차분해졌다.

당정뜰 비석
당정뜰 초입
당정뜰 메타세콰이어길
숲이 햇빛을 막아주어 한여름에도 산책하기에 좋다 | 곳곳에 피어있는 꽃들과 숲 사이로 보이는 하남유니온타워는 덤

그늘 밖을 나가기가 두려웠지만 연꽃이 있는 생태습지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비록 꽃은 거의 없고 잎만 무성했지만 습지를 빽빽하게 매운 연잎들이 그래도 나름 볼만했다. 습지 안에 혹여나 다른 생명체들이 있을까 싶어 들여다봤지만 소금쟁이 같은 수생곤충들 말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나태주 시인께서 자세히 오래 보아야 예쁘다 하셨는데, 역시 꽃이 있어야 좀 오래 볼 텐데 꽃이 없어 살짝 아쉬웠다.

연꽃생태습지 가는 길
연잎으로 빽빽한 생태습지

습지를 가로질러 이번엔 안쪽 숲길로 걸었다. 메타세콰어길과는 다르게 흙길이었다. 모래가 자꾸 신발 속으로 들어가 밟히기는 했지만 자연 속을 걷고 있는 것 같아 싫지는 않았다.(실은 빼내기 귀찮았던 것^^;;) 한강 쪽과 조금은 더 가까워서인지 같은 숲길이지만 약간은 더 습한 느낌이 들었다. 식었던 땀이 다시 주르륵. 더 이상은 못 참겠다 싶어 다시 메타세콰이어길로 방향을 틀었는데 가는 길에 작은 산(?)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애매하고, 봉우리(?)라고 하기에도 살짝 애매한 언덕(그나마 이게 제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같은 게 나왔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 보니 야외 체육시설과 벤치가 있는 쉼터였다. 오르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하트 조형물. 하트를 액자 삼아 예봉산을 배경으로 두니 딱 인생숏 각이 나왔다.

숲속 발바닥 지압길과 꽃터널
작은 언덕 위 쉼터 | 나도 하남이 좋다^^

쉼터에서의 잠시 쉬었다가 다시 메타세콰이어길로 합류했다. 시작할 때는 보이지 않았던 끝이 드디어 보였다. 덕풍교 덕풍천에서 시작하는 당정뜰 메타세콰이어길은 산곡교 산곡천에서 끝이 났다. 메타세콰이어길의 끝에도 쉼터가 있었다. 언덕 위 쉼터보다 훨씬 넓고 체육시설도 많았다. 무엇보다 신기했던 건 하남시가 더운 여름 시민들을 위해 준비했다는 야심작, 얼음 냉장고다. 진짜 물이 있을까 싶어 냉장고 문을 열어 보았는데 물방울이 송송 맺힌 시원한 생수가 가득 차 있었다. 한창 목이 마르던 차였기에 날름 하나 집어 벌컥 들이켰다. 캬~스 보다 역시 갈증 날 땐 물이 최고다.

산곡천 쉼터
하남시민은 아니지만 한병 줍줍, 감사합니다~(꾸벅) 잘 마실게요!

얼음물 하나 챙겨 다시 메타세콰이어길을 따라 원점 회귀했다. 돌아오는 길은 다른 길로 새지 않고 쭉 메타세콰이어길만 따라 걸었다. 나무 그늘 아래 걸으니 폭염이 무색하리만큼 시원했다. 라면 솔직히 거짓말이고, 아주 덥지는 않았다 정도로 해두련다^^;;

한여름에 당정뜰 산책을 나온다면 가급적 늦은 오후나 저녁때를 추천한다. 본의 아니게 혹은 굳이 한낮에 나와야겠다면 꼭 메타세콰이어길로 걸으시길. 태양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덕풍교로 돌아가는 길에 담은 당정뜰의 여름
연못 관찰데크와 자전거 만남의 광장이자 푸드트럭 겸 카페
실개천과 연못
주차 TIP : 하남유니온파크 주차장 이용 시 도보 이동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래 봬도 하남의 랜드마크

도시는 저마다의 랜드마크를 가지고 있다. 본디 사전적 의미로서의 랜드마크라 하면 높고 큰 건축물을 의미하지만 서울의 경복궁, 부산의 해운대, 수원의 화성행궁처럼 흔히 한 도시를 대표하는 장소로 통용되기도 한다.

하남에도 랜드마크가 있다. 단연 스타필드가 아닐까 싶다. 하남=스타필드라고 해도 될 만큼 (특히나 서울 사람에게는 더욱더) 하남은 스타필드라는 쇼핑 천국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실 사전적인 의미로서의 랜드마크는 따로 있었으니 스타필드 바로 옆, 우뚝 솟아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하남유니온타워다.

하남유니온타워

잠실 롯데타워, 남산 서울N타워, 여의도 63빌딩을 수도 없이 보아온 서울 사람에게 하남유니온타워는 높이에서부터 이미 흥미를 유발하기엔 다소 부족한 게 팩트다. 하지만 그래도 그 생김새가 멀끔하니 잘 빠진 게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바로 앞이 한강이고 주변으로 높은 건물들이 없어 360도로 탁 트여있기에 전망대 뷰가 가히 좋지 아니할 리 없기 때문이다. 이런 내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야외 주차장이 만차인 스타필드가 위에서 훤히 내려다 보였고 뒤로는 검단산이 보였다. 시선을 아래로 옮겨 팔당대교를 따라 한강을 건너면 한강시민공원 팔당지구가 보이고 그 뒤를 예봉산이 받쳤다. 다시 한강을 넘어 당정섬을 지나 푸르른 당정뜰과 미사경정공원 전체가 한눈에 담겼다. 경정공원 바로 옆 네모 반듯한 조정경기장은 물이 잔잔하게 꽉 차있는 게 비행기 활주로 같았다.

전망대 뒤쪽 편은 하남 시티뷰였다. 도시 사람이라 시티뷰엔 그다지 감흥이 오지 않았는데 내 시선을 사로잡은 한 가지가 있었으니 바로 타워 아래 있는 어린이 물놀이장이다. 살짝 허세 좀 보태면 동네 물놀이장 치고는 제법 워터파크 느낌이 났다. 날이 더워 당장에라도 뛰어들고 싶었지만 내가 끼어들어다간 동심 파괴자가 될게 뻔하기에 그냥 구경이나 하는 걸로. 워~워~ 더워도 참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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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로비 | 업사이클링 아트&디자인 공모전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4층 전망대 | 높이 105m (엘리베이터로 약 53초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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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하남과 미사리조정경기장&미사경정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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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어린이 물놀이장
4층 전망대 뷰 영상
3층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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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라면 어디에나 있는 유리바닥 | 아래로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물놀이장은 타워 후문으로 나오면 바로다. 워터파크의 상징인 파란색 바닥이 적당히 움푹 파여있어 아이들이 놀기에 전혀 부담이 없어 보였다. 아이들은 주로 바닥분수, 미끄럼틀, 그리고 물이 뿜어져 나오는 각종 조형물들 주위로 몰려 물놀이를 즐겼다. 다른 건 몰라도 이것 만큼은 꼭 한번 체험해보고 싶은 게 하나 있었는데, 용인의 C워터파크의 해골과 같은 역할을 하는 양동이 물벼락이다. 당장 카메라를 내동댕이치고 뛰어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다시 한번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주기 위해, 삼십후반 어른이는 꾹 참았다.

하남유니온파크 어린이 물놀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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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분수? 와 바닥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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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캐리비안, 아니 하남유니온베이
어린이 물놀이장과 하남유니온타워

인근에 이보다 더 높은 건물이 없고 그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뷰가 멋지다는 것만으로도 하남유니온타워의 랜드마크로서의 자격은 충분하겠지만 알고 보면 이게 다가 아니다. 하남유니온타워는 단순 시민들의 여가를 위한 편의 시설이 아닌 하남시의 폐기물과 하수를 처리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지하시설에서 이 모든 일들을 처리하고 있다고. 이러니 어찌 정이 가지 않으리오. 오늘부터 나의 하남 랜드마크 1픽은 스타필드가 아닌 하남유니온타워다. 언젠가는 아이들 없을 때 양동이 세례 한번 맞으러 몰래 왔다 가보련다.

주차 가능

입장료 무료

영업시간 화-일 9AM-18PM (17:30PM 입장마감) | 월요일 휴무

문의 031 790 6255

< 어린이 물놀이장 이용안내 >
- 운영기간 2022년 7월 14일(목) - 8월 21일(일) | 매주 월요일 휴무
- 운영시간 10AM-17:50PM (매시 정각마다 50분 운영 후 10분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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