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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완 May 05. 2023

실전!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 쓸게 너무 많은 브랜딩>

브랜딩은 시각적 우위가 아닌 고민의 시작과 끝을 의미한다

[목차]
1. 재개발이 아닌 도시재생
2. 익선동에서 출발한 '익선다다'
3. 브랜딩은 단지 화려한 디자인이 아닙니다
4. 마치며


재개발이 아닌 도시재생


우리나라는 급격한 경제 성장 속에서 신도시개발을 많이 추진했습니다. 급속한 성장도 이뤄졌지만 반대급부에서는 부작용도 많이 나타났죠. 도시개발 속에서 발생되는 원주민의 주거 문제는 한국 문학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혼불>로 유명한 작가, 최명희 작가님의 <쓰러지는 빛>에서도 나타나고, <난장이가 쏘아 올린 공>에서도 나타나지요. 도시 개발 속에서 녹지 환경은 자연스레 사라지고, 원주민의 주거 문제와 비롯한 각종 갈등상황이 생기다 보니 이를 해결할 방안이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나타난 말이 '도시재생'이었죠. 


출처 : 기금도시재생포털

도시재생은 기존 '재개발'과 달리, 있는 자원들을 활용하고 주민을 주체로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하는데 주목적을 둡니다. 그러다 보니 지자체에서 민/관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죠. 문 정부 때 '지역균형발전'과 '도시재생'은 핵심 화두였습니다. 제가 지낸 광주에서도 18개 지역이 선정되며 도시재생 기획부터 주민들의 아이디어 공모까지 다양한 노력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실 대학에서 익선다다를 알기 전까지만 해도, 도시재생은 '민/관'이 같이 해야만 가능한 건 줄 알았습니다. 민간에서 지역민 주도로 도시를 바꾸기에는, 신경 쓸 여력도 자본도 부족하다 느꼈고, 관에서 주도하기에는 재개발과 다를 바 없이 사업이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이런 생각을 바꿔준 건 익선다다의 브랜딩을 기반한 '지속 가능성' 덕분이었습니다.


도시재생 사업이 모두 마무리가 되지는 않았지만, 다수는 '공간'을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쓰이지 않았던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폐공장 같은 곳을 다시 쓰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그런 공간이 카페가 되거나 커뮤니티 센터가 되거나 청년 창업가를 위한 대여 공간으로 쓰입니다. 그렇지만 본질은 '공간 그 자체'가 아닙니다. 공간이 운영되게끔, 살 수 있게 만드는 콘텐츠입니다.


익선다다의 강점은 단순히 브랜드를 있어 보이게 만드는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브랜딩을 돕습니다. 1회성에 그치는 선심성 지원이 아니라, 지속성을 기반으로 브랜드의 유지 관리를 신경 씁니다. 익선선다의 노력은 도시재생 스타트업이라는 이름이 붙여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죠. 연간 방문객 1만 명에 그쳤던 익선동을 어떻게 단 1년 만에 274만 명이 찾는 핫플레이스로 만들 수 있었을까요?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그 답은 바로 이 책에 담겨있습니다.


익선동에서 출발한 '익선다다'


출처 : 익선다다

익선동은 잊히고 있던 동네였습니다.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죠. 한옥 형태가 유지되고 있는 거리인데, 2004년에 재개발이 가능한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집주 분들은 재개발이 되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더더욱 자연스레 낙후되어 갔죠. 문제는 이 재개발이 불발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무렵, 익선다다는 '근대한옥마을'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처음에는 시작한 곳이 익동다방이었는데 커피 한 잔을 팔기도 힘들었고 존폐 위기를 겪을 정도로 다양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거리를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브랜딩에 대한 고집을 바탕으로 버텨냈고, 마침내 '핫플'로 만들어내고 맙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 쓸게 너무 많은 브랜딩>에서는 익선동, 소제동에서 신경 쓰며 만들었던 브랜드 프로젝트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해당 지역에 맞는 가장 잘 어울리는 콘텐츠. 그 동네의 -다움, -스러움을 맛깔나게 표현하는 브랜딩 과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출처 : 익선다다


브랜딩은 단지 화려한 디자인이 아닙니다


'힙한 카페', '힙한 가게'라고 하는 곳들을 보면 디자인부터 화려한 경우가 많습니다. 딱 봐도 눈에 들어오고, 요즘 사람들의 구미를 당기게 만드는 매력이 있죠. 트렌드에 걸맞은 가게를 가면 무엇인가 '본질'이 뒤꼍 편에 가있거나 '어디선가 본 듯 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다분합니다. 분명 카페인데 공간은 화려하나 커피는 맛이 평범하거나 별로고, 분명 음식점인데 메뉴판만 휘황찬란하고 음식은 만족도가 떨어지죠. 왜 그런 걸까요? 업종의 본질을 뒤꼍 편에 두고 보이는 것에만 신경 썼기 때문입니다.


좋은 브랜딩은 좋은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일반적으로 이를 '가치 제안'을 잘한다고 말하죠. 가치 제안은 지속적으로 와닿게 만들어야 합니다. 가게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건 한 번 왔다가는 손님의 수보다 '10번' 넘게 지속적으로 찾아와 주는 손님이 중요합니다. 하루 매출로 살아가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그래서 지속성을 지니고 있는 브랜딩(branding)입니다. 


1. 풍뉴가

출처 : 익선다다 트렌드랩 / 풍뉴가


주변 환경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세요.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소와 공간이 있습니다. 그 장소와 공간만이 가지는 특징을 관찰하고 설명 가능한 수준으로 치밀하게 파고들어야 합니다. 세계관이 일관성이 생기면 소비자도 설득됩니다. -p. 35


<풍뉴가>를 기획할 당시에는 처음에 막막했다고 합니다. 입구도 명확히 없는 곳에서 대나무를 헤치고 들어가면 작고 허름한 건물이 있는 게 다였거든요. 그러다 바람이 불면서 대나무 잎이 스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이게 하나의 음악처럼 들렸다고 합니다.


그렇게 기획된 게 새로운 풍류를 즐기는 공간, <풍뉴(New)가>의 탄생입니다. 단순히 있어 보이는 디자인으로 브랜드를 만들었다면 나오기 힘들었던 기획이라 생각합니다. 주변 환경과 오감에서 느껴지는 공간의 미를 정확히 관찰하고, 관찰에서 뽑아져 나온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이유 있는, 납득가능한 브랜딩이 완성되었습니다. 네이밍조차 찰떡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 태국수

출처 : 익선다다 트렌드랩
소개하고 싶은 이야기가 길고 복잡하면 덜어낼 줄도 알아야 합니다. 브랜딩은 일방적 소통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소비자와의 거리를 어떻게 좁힐 것인가'를 늘 고민하세요. -p. 137


브랜딩 과정 중에는 자신만의 스토리를 담아내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이 부분을 잘 알고 있다 보니, 젊은 사장님들은 자신의 이야기, 자신의 강점을 모두 담아내려고 합니다. 하나의 그릇에 정말 담고 싶은 것만 담는 게 아니라 욕심이 많아 이것저것 담습니다. 고객, 소비자가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는 안중에 없고 공급자의 관점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합니다. 


이 과정 속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조율해 버려야 할 것과 남길 것을 남기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다시금 느꼈습니다. 사실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다 넣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게 당연합니다. 다 자기만의 강점처럼, 자기가 생각하기엔 좋아 보이니까요. 그렇지만 이야기가 복잡할수록 고객에게 와닿지 않는 것은 당연 지사입니다. 


콘셉트는 명확하고, 이야기는 간결해야 합니다. 그래야 디자인도 이에 맞춰 나올 수 있죠. 좋은 브랜딩은 모든 게 함께 어우러져있을 때 비로소 제 역할을 합니다. 


3. 텍스트 칼로리

출처 : 익선다다 트렌드랩
결국엔 사람들이 시간을 소비하게 해야 합니다. 브랜드 하나를 풀어간다고 했을 때 그 시작과 끝에는 언제나 소비자가 있어야 하죠. 소비자가 이용할 환경을 조성하고, 행동을 유도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 p. 167


서점을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는 이로서 독립서점이라는 공간은 매우 소중합니다. 디지털이 범람하는 시대에서 아날로그를 선호하는 건 뇌과학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이기도 합니다. 물론 지금의 시대는 쓰는 사람이 읽는 사람보다 더 많은 시대이기도 합니다. 책과 출판물이 사양산업이라고 말하기도 하죠. 그렇다면, 책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재가 너무 많은 시점에서 서점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요?


서점은 서점원이 존재하고, 이는 책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간의 상호작용이 존재할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단순 고객을 넘어 책이라는 매체를 같이 향유하는 파트너로 보고, 파트너를 위한 서점이 될 수 있도록 방향을 정해야 하죠. 그들이 보다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라이프 스타일을 고민하고 있는 이에게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라이프 스타일이 옳은 지점이라는 걸 계속해서 느끼게 해줘야 합니다. '환경'을 지속적으로 조성하고, 서점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행동을 유도해야 합니다.


<텍스트 칼로리>는 서점을 둘러보고, 서점을 경험할 수 있도록 내부 동선과 행동 요인이 군데군데 자리 잡혀 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선택되기 위해, 눈에 들어가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는 걸 다시금 느낄 수 있습니다.


글에서 소개드린 3개의 브랜드 외에도 11개의 브랜드가 있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브랜드가 있으니, 브랜드 탄생 과정을 톺아보고 싶은 분들은 일독을 권합니다. 


 

마치며

진정성이 많이 느껴졌던, 엽서

그 큰 도심인 서울에도 낙후된 지역이 많습니다. 종로 창신동 일대도 그러한 편에 속하죠. 서울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지역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반 시설이 부족하고, 노후된 시설이 많아지면 원주민도 떠나기 마련입니다.


앞으로 도시의 생존을 고려한다면 어떤 콘텐츠를 기반으로 어떻게 브랜딩을 할 것이냐, 그런 브랜딩을 이어나갈 수 있느냐가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 익선다다와 같은 팀들이 많이 활약해 주길 바라며, 지역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해 줄 스타트업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공간 브랜딩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에필로그에는 브랜딩을 위한 툴 킷도 함께 제공되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을 신경 써야 하는지, 체크리스트 형태로 참고하기 좋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익선다다를 더 알고 싶다면?

- 익선다다 트렌드랩


[참고 기사]

[Oh! 크리에이터] #223 익선다다 vol.1 익선동과 익선다다, 오해와 진실

[Oh! 크리에이터] #223 익선다다 vol.2 매력적인 도시의 조건

- 익선다다 '소제호 프로젝트'...2021 iF 디자인 어워드 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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