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로서의 가치를 높이려면 가격을 알아야 한다
마케팅의 고전적 프레임워크를 살펴보면, 전략을 위한 3C, 전략의 기본 실행 뼈대 STP, 비즈니스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4P로 이뤄져 있습니다. 다수의 마케터 분들은 4P 중 Promotion의 업무를 수행합니다. 마케터로 입사를 하면 모든 조건이 다 정해진 상태에서 ‘어떻게든 매출을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을 직면하는 게 마케터 같습니다.
마케터들은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회사의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공부하고 실행하고 시도하는 숙명을 지녔습니다. 그러다 보니 고현숙 선생님의 저서, <그렇게 진짜 마케터가 된다>에서 ‘마케터는 회사의 한계나 비즈니스의 한계를 가장 먼저, 그리고 끊임없이 마주하게 되는 직무이기도 하다.’고 설명해 주셨죠.
헤르만 지몬의 명저, <프라이싱>에서 몬 선생님이 피터 드러커를 만나는 대목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가격 결정은 마케팅에서 가장 경시된 분야다. 가격과 이익 사이에는 분명한 연결고리가 있다." 실제로 가격은 정말 중요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익이 곧 생존을 하고,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비용이죠. 얼마 가격을 설정하냐에 따라 박리다매가 되기도 하고, 큰 이익을 남기기도 합니다.
가격은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해 지불하는 금액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가격은 고객이 제품의 가치를 인정하고 결제할 수 있도록 설정해야 합니다. 너무 높으면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고, 너무 낮으면 기업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가격 결정은 기업의 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입니다.
일반적으로 매출은 '유입량 X 전환율 X 객단가'로 계산됩니다. 이 식을 보면 마케터들이 유입량을 늘리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입량을 늘리는 일은 마케팅 비용의 상승을 의미하는데, 이익이 늘지 않으면 마케팅 비용을 추가로 집행할 여유가 없어집니다. 위의 세 가지 조건에서 가장 먼저 개선하면 좋은 게 무엇일까요? 이 중에서는 객단가를 늘리는 것이 최우선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객단가 개선이 ROAS를 만들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은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휴가철에 호텔이나 항공권의 가격 변동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죠. 이커머스에서 재미있는 점은 같은 제품을 서로 다른 가격에 판매하면서도 두 제품이 모두 시장에서 거래된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이익에서 큰 차이를 보게 됩니다. 이익 차이는 마케팅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어떤 사람은 높은 가격에 판매해 더 많은 이익을 내고, 다른 사람은 낮은 가격에 대량으로 판매할 수 있습니다.
모든 소비자가 가격을 비교하며 제품을 구매하지는 않습니다. 이는 소비자가 항상 합리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격은 소비자가 지불할 의사가 있는 범위 안에서 제공된 가치에 따라 결정됩니다. 별도의 비용 없이 옵션을 늘릴 수 있다면 가격 결정에 유리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번들링'입니다. 한 번에 여러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여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입니다.
* 번들링(bundling, 묶음 판매)
가면 갈수록 마케팅이 고도화된다고 말하고 있지만, 아직도 효율이나 최적화가 잘 되지 않는 분야가 마케팅이라고 느낍니다. 오히려 알아야 할 영역들이 배로 많아지고, 더 거시적인 측면에서 마케팅을 바라봐야 마케터로서의 존재 가치도 더 높아지는 게 요즘 시대 같습니다. 예전에는 나무를 보는 마케터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둘 다 볼 줄 아는 마케터가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마케터로 살아남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모든 이야기는 프라이싱 수업에서 듣고 깨닫게 된 배움의 일부입니다. 프라이싱 수업을 들으면서, 스스로 얼마나 ‘이론가’에 가까웠는지 현실 감각이 없었는지를 다시금 느끼고 있습니다. 다음 수업부터는 얼마나 더 새로운 시각으로 가격을 바라볼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추가로 알고 있으면 좋은 용어들]
1. 골디락스 : 고가, 저가, 중간가 상품을 함께 진열해 중간가 상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전략
2. 웩더독 : 사은품 때문에 제품을 구매하는 등 주객이 전도되는 현상
3. 펭귄 현상 : 누군가 상품을 구매하면 너도 나도 따라서 구매하는 현상
4. 업셀링 / 크로스 셀링 / 번들링 / 파레토 효과
- 최적 가격 정하기, 가장 이익이 많이 나는 가격은?
- 경영자라면 반드시 실천에 옮겨야 할, 가격 결정의 바이블 I 헤르만 지몬의 프라이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