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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사람 Sep 16. 2023

너울성 파도


그대로 모래사장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파도가 알토처럼 굵고 웅장하게 넘실 거린다. 그럴 때마다 끝을 모르겠던 지평선이 어쩐 일인지 얽힌 규율 따위는 어둠 사이로 숨겨둔 채 그들의 눈높이까지 올라오곤 했다.


높아진 지평선 아래로 거품에 아직 가려지지 않은 밤바다 속에는 흐름 따라 여유롭게, 때로는 바쁘게 헤엄치는 우리들과 같은 생명들이 있었다.


오늘밤은 특히나 고된 흐름이었으나 그 생명들은 흔히 볼 수 없는 바다 밖의 사람들과 눈을 마주했다. 여자는 파도의 폭 사이사이를 한참 동안 빤히 봐야만 볼 수 있는 서울의 별처럼 빤히 바라보았다.


어느 하다 열등하다 우등하다 할 수도 없는 바닷속 생명들과 바다 밖의 생명들은 각기 너무나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그럼에도 언제나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은 결이 같았다.


비록 예전에 녹음된 음악이지만 사람들이 악기 소리에 맞추어 부르는 재즈 노래와 파도 소리는 아주아주 넘치도록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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