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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사람 Nov 17. 2023

MICU에서 살아남기

의식 없는 환자가 대다수인 이곳에는 고맙다는 사람도 없고, 잘한다 예쁘다 칭찬해 주는 사람도 없다.


그런 걸 바라고 일하는 건 아니지만… 그런 게 힘이 되는 건 사실이니까. 내가 지금 하는 일이 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동안에는 환자들이 웃는 모습 보며 힘들어도 간호사 하길 잘했다 생각했었는데, 이곳에서는 어떤 생각으로 임해야 보람을 느낄 수 있을까.


주렁주렁 달린 치료장비들 알람소리에 식은땀이 흐른다. 식은땀이라도 흐르면 다행이게. 아직 허둥거리며 배우고 있느라 알람이 어디서 울리는지 놓치진 않을까, 차팅 하는 동안 환자 혈압이 뚝뚝 떨어지진 않을까 불안하다. ‘딩-동’ CPR 방송이  울리면 내 심장도 같이 멈추는 것 같다.


오늘 밤은 제발, 제발 무탈한 밤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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