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우리 곁을 떠난 지 칠 년 하고 반이나 훌쩍 흘러가버린 할머니가 보고 싶다. 나는 할머니의 깡마른 몸을 꽉 껴안을 때 우리 사이에 느껴지는 작은 빈틈을, 그 빈틈 사이로 느껴지는 온기를, 축 늘어난 가죽을 이리저리 주무르는 감촉을, 나를 못 알아보는 듯한 눈동자를 빤히 쳐다보며 “나 할머니 손녀딸!”이라고 일러주던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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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병원에 입사하고 한동안은 죽겠다며 약도 싫다, 주사도 싫다 그냥 죽게 내버려 두라던 할머니였다.
"늙으면 죽어야지. 간호사 나 확 죽는 주사 좀 놔줘."
아 이럴 땐 어떻게 대처해야 하지...
"그런 약 없어요... 할머니 안 아프고 건강하셔야죠."
더 이상 해드릴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살만큼 살았어."
나는 뭐라 대답해야 했을까.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나도 퇴근하고 침대에 누워 '살만큼 산 것 같다. 지겹다. 언제 죽나.' 이런 생각만 하고 누워있었으니, 내 마음을 대신 얘기하는 할머니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을 뜨끔하게 했다.
안녕하세요. 시사람, 함채윤입니다. 9월 15일. 브런치에서 연재하고 있던 '살아만 있어도 고마운 사람들'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책 제목은 '실버 간호사의 골든 메모리'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저의 글을 읽어주시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무한한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브런치 북에는 각 에피소드의 요약본들이 자리를 대신해줄 것입니다.
원고를 작성하면서 추가된 이야기들도 많이 있으니 전체 글을 보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링크 남겨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