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일기라고 해야 하나 뭐라고 해야 하나 251225
성인이 되고 나서 처음 가본 클럽은 다들 ‘어떤 만남’을 기대하고 찾는, 그런 느낌을 주는 장소였다. 주변의 연애 중인 선배나 후배는 대체로 애인이 클럽에 자주 가는 것을 반가워하지 않았다. 다양한 이유가 있었겠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내 애인이 실은 연애 관계가 복잡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피어나기 때문 아닐까? 술자리에서 관계를 뒤흔드는 폭력적인 농담도 많았고, ‘니 애인 어제 클럽에서 남자랑 나가던데?’ 같은.
아무튼 이 단어를 굳이 쓰고 싶진 않지만 ‘라떼 시절’에는 ‘클럽=문란하게 노는 곳’이라는 통념이 있었다. 나도 동시대 젊은 사람들이 즐기는 통념 속 클럽이 궁금했고 겪어보고 싶었기에, 클럽 가는 날에는 핫하다는 스타일의 옷을 입고 발 아픈 신발을 신었더랬다. 막상 놀러 가서 얻은 경험은 그냥 개 힘듦 뿐이었지만, 뭔가 ‘젊은 사람은 이렇게 놀아야 한다!’라는 자기최면 또는 강박이 있었다. 시끄러운 전자음악 소리랑 힙합 음악 속에서,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즐거움과 약간의 섹슈얼한 텐션을 나도 느껴보고 싶었던 걸까?
나는 내향인이다. 유행을 지나 스몰토크로 자리잡은 MBTI 테스트에서(MBTI를 비꼬는 말) Introversion 수치가 93% 아래로 떨어져 본 적이 없다. 강력한 내향형 인간이고 피곤하면 더 이상 발길이 가지 않는다. 그렇게 나는 ‘통념적인 클럽’에서 슬슬 멀어졌다. 막 30대가 시작된 때, 어쩌다 보니 내가 알아 왔던 클럽과는 다른 ‘비통념적인 클럽’에 가게 되었다. 느낌이 좀 달랐다. 왜 달랐을까 생각하면 거기 있는 사람들은 타인에게 관심이 없어 보였다. 다들 춤인지 몸부림인지 모를 동작만 반복하고 있는데, 이 점이 나를 강하게 매료시켰다. ‘진짜 클럽은 내향인을 위한 도피처구나!’하고 말도 안 되는 공식을 세울 만큼.
이후 ‘통념적인 클럽’은 제껴두고, 각각의 철학과 신조를 지닌 ‘비통념적인 클럽’을 즐겨 다녔다. 그래서 왜 내향인이 클럽에 가면 좋다는 건데? 물어본다면,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긴 한 것 같다. 먼저 음파가 몸을 타고 흐를 정도의 큰 소리가 힘드신 분은 안 가는 게 좋아요. 그리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어보고, 듣는 재미를 알고 가니 더 좋긴 하더라고요. 앰비언트랑 테크노, 트랜스는 명상 유도 장치에 가깝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멋진 내향인이라면 이미 알아서 다니고 계시겠지. 추천 좀 해주십시오.
어쨌든 이 글은 ‘혼자 있기 좋아하고, 클럽은 통념적인 클럽만 알고 있고, 남들이 좋다는 게 좋은 거고, 심적 여유가 없어서 새로운 환경이나 생각을 받아들이는 게 더디고, 음악은 K-pop만 듣고 있던 내가 이세계에선 클러버?’가 되어 가는 중임을 고백하는 글이었기에. 타인의 시선을 과도하게 의식하거나, 자기방어가 강해져 여유가 없거나, 내 주관 없이 지내고 있어 삶이 노잼이거나,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수행의 관점에서 비통념적인 클럽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재밌을걸.이렇게 글자를 입력하고 드래그하면 메뉴를 더 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