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찍어 먹어 보기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우치다 다쓰루
올해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자니 그 뭐냐. 올 초에 신나게 읽은 책, 우치다 다쓰루 아저씨의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가 떠오릅니다. 저는 설명을 잘 못하는 불운한 사람이지만, 이 책의 내용 중 한 부분에 대해 열심히 설명해 보고 싶어요. 제발 와타시노 코코로가 읽는 사람에게 전해졌으면 좋겠어!
후다닥 들어가 볼게요. 설명은 타이밍! 롤랑 바르트라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은 언어를 3가지로 나눠서 파악하려고 했습니다. 랑그와 스틸, 에크리튀르로 말입니다. 랑그와 스틸은 넘겨두고 저는 ‘에크리튀르’를 얘기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글쓴이가 랑그와 스틸은 선택의 자유가 없지만, 에크리튀르는 선택의 자유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에크리튀르는 ‘사회 방언’ 또는 ‘집단적 언어 운용’의 성격을 가집니다.
저는 거칠게 ‘아~ 직업군마다 말투가 다르던데 그거구나!’ 하고 이해했습니다. 양아치의 말투와 법조인의 말투가 다르듯이 말이죠. 살다 보면 어느 ‘집단’에 자연히 속하게 될 텐데, 거기에 속하는 이상 그 집단을 떠날 때까지 에크리튀르는 바뀌지 않습니다. 글쓴이는 이것이 에크리튀르의 무서운 점이라고 말합니다. 에크리튀르는 언어 운용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사회적 행동 전체를 규정해 버린다고요.
글쓴이는 우리는 에크리튀르를 선택할 수 있지만, 한번 선택하면 언어 사용에 대한 결정권을 상실한다고 합니다. ‘에크리튀르가 요청하는 언어 사용법으로, 에크리튀르와 어울리는 콘텐츠를 이야기하도록 대체로 발화자는 강요당합니다.’ 괜히 오싹해지네요. 글쓴이는 더 오싹한 말을 덧붙입니다. 에크리튀르가 가진 표준화의 압력을 지나치게 자각하지 못한다면, 인간으로서 조잡한 방식으로 취급받는 리스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요. 이게 무슨 말일까요?
사회에 계층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신가요? 저는 그런 사람은 없거나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사람마다 즐길 수 있는 것, 가질 수 있는 것, 심지어 나눌 수 있는 것이 다 다릅니다. 글쓴이는 ‘계층 사회란 단순히 권력이나 재화나 정보나 문화자본(교양)의 분배에 격차가 있는 것뿐만 아니라, 계층적으로 행동할 것을 강제하는 표준화 압력 자체에 격차가 있는 사회’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또 무서운 말을 덧붙입니다. 계층 사회는 그 격차가 벌어지도록 역동적으로 구조화되어 있다고 말이죠.
에크리튀르가 뭐길래? 내 삶에 그 압력이 얼마나 작용하며, 난 어떤 조잡한 방식으로 취급받는다는 거지? 에크리튀르의 압력이 강한 많은 직업 중 제가 경험한 직업은 서비스직입니다. 호텔 로비에서, 레스토랑에서, 공연장에서, 그리고 우리가 아는 모든 가게에서, 고객을 상대하는 사람은 ‘모릅니다’ 혹은 ‘가르쳐주세요’라는 말을 하지 못하도록 강제당합니다. 이쯤에서 저는 다소 성급하지만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큰 자유이자 권력이구나. 말을 강제당하면 행동도 조잡해지는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난 이거 몰라요.’라고 쉽게 말할 수 있는 분 계실까요? 부럽습니다. 저는 일자리를 구할 때 마케팅에 대해 다 아는 것처럼 면접을 봤습니다. (근데 모르는 게 티가 났겠지. 짬바가 적은데ㅎ) 관계에서도 그렇습니다. 특히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과 자리를 가질 땐 왜인지 없어 보이고 싶지가 않아요. 그래서 모른다는 말을 안 하려다 이상한 말을 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모른다는 말을 계속해서 하지 않다 보면, 나는 결국 ‘배우지 못하는 사람’이 되는 게 아닐까요?
요즘 저는 의식적으로 모른다고, 대차게 모른다고 말하려고 합니다. 내가 속한 에크리튀르의 압력에서 벗어나려 노력하고 있어요. ‘난 상위 계층이 되고 싶으니 다 모른다고 하고 다닐 것임~’이런 뜻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최대한의 자유를 느끼고 싶기 때문입니다. 저의 서비스직 예시를 단편적으로 받아들인 분이 계실 수도 있어 덧붙이자면, 일에 대해 공부하고 고객에게 만족을 주는 사람은 에크리튀르의 압력에서 자유로운 사람 아닐까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적극적으로 모름을 인지하고 주도적으로 배우는 사람은 그 언어가 자유롭고,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꾸려갈 수 있는 멋진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오늘 좋은 설명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얘가 쌉소리 쓴 건가? 논리가 우주로 비약된 것이 아닌가 궁금한 분은 직접 책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12월의 마지막 날, 에크리튀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발화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