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어본 사람이라면 피사체 심도(depth)란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굳이 모른다 해도 사진을 찍을 때 화면 배경을 흐리게 처리하면 심도를 높이는 효과가 난다. 초점을 대상물에 맞추면 주변 배경이 흐려지는 이 현상은 우리 눈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한 눈을 감고 손가락을 핸드폰 보는 거리 정도에 둔 다음 손가락 끝에 초점을 맞추면 어떻게 되는가? 뒤에 있는 배경이 흐려진다.
초점이 앞의 돌담에 맞으면 뒷배경은 흐려진다. 심도는 흔히 쓰는 줌 효과이기도 하다. 박지욱 사진.
이렇듯 우리 눈 하나하나는 3차원으로 된 실제 세상을 망막이라는 2차원 평면에 투영하지만 몇 가지 원리를 이용해 깊이가 달라 보이는 다시 말하면 원근감을 느끼는 효과를 만들어 낸다.
먼저 눈이 하나가 아닌 두 개이기 때문에 심도를 느낀다. 하지만 6m보다 먼 거리의 물체는 눈 하나라도 심도를 느낄 수 있다. 오래전부터 화가들은 몇 가지 원리를 이용해 화폭에 심도를 살려냈다.
첫째, 익숙함이다. 늘 보던 물체인데 지난번에 봤을 때보다 작게 보이면 멀리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
같은 물체인데 작게 보이면 멀어진 것이다. 박지욱 사진.
둘째, 상대적 크기를 비교한다. 비슷한 크기의 두 물체라면 크기가 다르게 보이면 작은 것이 멀리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