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를 정해두지 않아도 괜찮아. 다만, 배움은 게을리하지 말자.]
난 어렸을 때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좋아했다.
가만히 앉아있는 것은 지루한 일이었고 친구들과 놀이터로 놀러 다니기 바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천방지축 그 자체였다.
학교에서 내주었던 독후감이라는 숙제는 반갑지 않았다.
제출기한에 맞춰 작성했던 독후감도 칭찬을 받아본 기억은 없다.
방학이 되면 일기는 밀리기 일쑤였다.
개학날이 다가올 때쯤이면 밀려 쓰다가 도저히 생각이 안나는 이야기는 언니의 일기장을 몰래 베껴 쓰곤 했다.
대학생이 되고 주변에서 다이어리 쓰기가 유행할 때쯤
나도 귀여운 다이어리를 몇 개씩 사서 꾸준히 쓰기를 도전했지만 오래가지 않았고 어떤 말을 적어야 할지 몰라서 쓰는 재미도 느끼지 못했다.
어렸을 때는 그저 놀기 바빴지만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다른 사람의 시선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를 계기로 다른 사람에게 선함을 행하는 것이 좋았다.
그래서 내 삶의 목표는 착한 사람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장래희망은
상담사 혹은 사회복지사였고 지금은 그 꿈을 이루었다.
그 꿈을 이루면 내 삶은 완성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내 생각과는 전혀 달랐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내가 몰랐던 내 모습이 튀어나오기도 했고
그런 내 모습에 실망도 많이 했다.
실망과 자책의 끊이지 않는 연속선에서 잠시나마 쉼표를 찍어줄 수 있는 무언가가 내 삶에 나타났다.
바로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사색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그 생각들을 혼자 글로 정리하는 게 일상이 되었다.
그러다 한 권의 책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알고 싶어서 독서모임을 시작하게 되었고
독서모임을 하면서 내 생각들을 전달할 때
나라는 존재의 가치가 빛나고 있음이 느껴졌다.
그렇다면 내가 이렇게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첫 시작은 네이버 블로그였다.
첫 글에서 생각지 못한 칭찬을 받았다.
조회수가 올라가고 모르는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러주는 것이
단순히 남들에게 칭찬받거나 보여주기식을 과시하는 용도가 아니라
나라는 사람이 타인에게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존재임을 알 수 있었고 특히
그중에서도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런 내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처음부터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여기까지 온 건 아니지만
나는 작가라는 명목으로 이 글을 쓰고 있다.
목적지를 정하지 않았지만
목표라 부를 수 있을 만한 것에 어느순간 다다랐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건 아니다.
나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나라는 존재를 알아가기 위한 배움의 단계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 배움이 복잡하고 어려운 것일 필요는 없다.
침대에 가만히 누워 사색을 하는 것도 좋고 집 앞 공원 산책도 좋고 혼자 떠나는 여행이면 더 좋다.
나를 알기 위한,
나와 친해지기 위한 방법을
나만의 방식대로 차례차례 써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