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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일한 사대생 Nov 14. 2024

이젠 되도록 편지 안 드리겠습니다.

2025 수능 국어 현대문학 출제작 해설



오늘은 2025 수능,
의대 증원 후 첫 수능일입니다.


국어영역 현대 문학작품으로는 문학평론가 이광호 님의 저서 「사랑의 미래」 중 한 부분인 수필 「이젠 되도록 편지 안 드리겠습니다」가 출제되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한 해 수능당 한 편씩은 아주 낭만적인 문학작품이 출제되는 것 같은데요, 2025년 수능에서는 요것이 가장 인상 깊은 작품이라 제 나름대로의 해설 남겨봅니다.

52만 수험생 여러분, 모두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해설]



(다)의 화자는 특정한 행위를 중심으로 행위 주체와 대상의 관계를 드러낸다. 그것은 바로 '편지 쓰기'.
(22번: (가)배 밀기,(나)당신이라고 부르기, (다)편지쓰기)

상대에 대한 열망으로 사랑의 편지를 쓰지만 그것은 결국 자신을 표현하는 글이다. [2인칭을 경유하여 1인칭으로 돌아온다]는 구절은 편지가 상대를 향한 도구적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자기 고백에 그치게 됨을 암시한다. 처음에 품었던 글쓰기의 소소한 의도, 현실적인 목표, 그 모든 것이 최후의 순간에는 통제할 수 없는 익명의 욕구 아래 꺾여버리고 아무 전언도 들어있지 않은 어떤 틀만이 호젓이 남았다.




편지를 쓰는 화자는 자신을 이상화하려는 욕구에 빠져있다. (이상화: 현실을 그대로 보지 않고 이상에 비추어서 보고 생각하는 일) 그런 이상적인 그를 그녀는 사랑하고, 편지를 쓰는 그 자신조차 그런 자신의 또 다른 영혼에 깊게 매료되어 사랑했다.

 다만 이런 식의 자기 고백이 지속될 수 없는 까닭은 이 이상화된 '그'와 실제 '그' 사이의 간극이 주는 부끄러움 때문이다. 그는 뼛속 깊이 실감한 연기하는 자신의 비루함, 과거에 머문 자신 속 어떤 늙지 않는 그 영혼을 애써 외면하며 그녀에게 편지 쓰기를 중단했을지도 모른다.

 결국 익명의 '욕구를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은 상대를 향한 사랑이 운명적인 것이어서 멈출 수 없음을 뜻하지 않는다.(27번 정답) 누군가가 듣기를 바라는 모든 고백이란, 위선이 아니면 위악이라는 구절에서 알 수 있듯이, 편지가 지닌 최초의 의도가 최후에는 실패로 돌아간 것은 오롯이 본인을 이상화하려는 욕구에 빠져있던 자기 자신 때문이다.


  

하나뿐인 예쁜 딸아

-곽의영

나는 너의 이름조차 아끼는 아빠
너의 이름 아래엔
행운의 날개가 펄럭인다

웃어서 저절로 얻어진
공주 천사라는 별명처럼
암 너는 천사로 세상에 온 내 딸

빗물 촉촉이 내려
토사 속에서
연둣빛 싹이 트는 봄처럼 너는 곱다

예쁜 나이, 예쁜 딸아
늘 그렇게 곱게 한 송이 꽃으로
시간을 꽁꽁 묶어 매고 살아라

너는 나에게 지상 최고의 기쁨
"저 넓은 세상에서 큰 꿈을 펼쳐라"
함박꽃 같은 내 딸아.





#수능 #2025수능 #수능국어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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