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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공이 Feb 12. 2022

<독립출판101>은 어디에 있습니까?

말의 성찬으로 써 내려가는 <내일 독립합니다> 출판기 03

양장제본은 날아갔지만 책날개로 돌아왔다

  양장제본 목업을 봐버렸기 때문에 코팅 무선제본은 나의 씅을 채워주지 못하게 되었다. 코팅지가 뭐람 코팅지가. (갑자기 양장제본? 무선제본? 출판기 2화에서 이어집니다)

최대한 초기 제작사양에 맞추기 위해 보라가 평량이 높은 용지로 표지 견적까지 받아주었다(그리고 여기에 길게 작성은 못했지만 보라는 무한 견적 요청을 하게 된다...).


  퇴사한지 1주일이 채 안된 어느 목요일, 보라가 지류를 보러 가자고 했다. 인쇄 전에 지류를 보러가자고해서 일정을 넣어놓긴했지만 이렇게 빨리 가보게 될 줄은 몰랐다(이게 다 양장제본 견적이…).

운영시간 종료 30분을 남겨두고 인더페이퍼를 방문했다.


  세상에 지류천국.

언제나 호미화방만 들락거렸는데, 층고가 높은 건물에 지류만 빼곡히 있는 공간은 처음이었다. 충무로 골목마다 맡을 수 있는 종이먼지 특유의 냄새가 날까 싶었는데, 굉장히 쾌적한 공간이라서 새삼 놀랐다. 기술력이란!


  30분이라는 시간밖에 없어서 양장의 물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패브릭 느낌이 나면서, 평량이 적어도 300g/㎡인 것, 가급적 340~360g/㎡이 되는 종이를 찾는데 중점을 두었다.

견적서에 적힌 용지를 실제로 보기도하고, 오직 평량이 높은 종이를 보기도했는데 300g이 넘으니 확실히 색 배리에이션이 확 줄어들었다. 사람이나 종이나 무게가 나가면 왜 선택지가 이따위로 줄어드는걸까. 오. 아니 뭐 무거우면 다 검은색만 입고 모땡긴 옷만 입어야 하나 뭐.


  스위치를 뒤적거리다가 패브릭 느낌에 형압 홀로그램 후가공을 한, 그러니까 딱 우리가 필요한, 그리고 내가 원하는 느낌의 종이를 발견하게 되었다. 

  어맛 이거야!

로또번호는 추측도 못하지만 이런 건 쓸데없이 잘찾는다^0^!

평량이 230g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인더페이퍼에 판매 중인 지류로 제작한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여기서 '합지'라는 옵션을 발견하게 되었다. 합지라니.

합지라면 팔랑팔랑한 230g의 종이를 표지에 사용할 수 있다. 지류탐방 대성공★


  한 4번의 견적요청(...)을 받은 보라가 인더페이퍼에서 본 종이와 합지한 표지의 견적을 받았는데 양장제본과 다름이 없는 가격이었다.

합지가 양장 하드커버겠지. 암... 천이 종이로 바뀌었을뿐인 하드커버인 것이지 암.


  결국 색 배리에이션은 적지만, 평량이 가장 높은 종이를 선택하기로하고, 텀블벅 펀딩 상황에 따라 책날개를 후가공에 추가하기로 했다. 펀딩 상황에 따라 투입여부를 재고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텀블벅 리워드 사양에는 적지 않았다.

아직 책날개가 포함된 견적을 받지는 못했지만 텀블벅 펀딩 상황도 순조롭고, 책날개가 가능한 책규격이어서 무사히 책날개까지 받쳐주는 단단한 책표지가 완성되지 않을까.


  양장제본은 저 멀리 날아갔지만, 책날개가 날아들어왔으니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최대한 기획의도와 초기 디자인에 맞추어 최선을 다해서 제작사양을 메꿨다.



완전한 개인으로 독립출판하기(이건 비하인드 스토리가 아니네요)

  '독립출판'으로 검색하면 독립출판사 사업자 등록하기, ISBN 발급받기, 통신판매업자 신고하기 등의 결과가 나온다. 그리고 대부분 사업자 등록이 완료된 1인 독립출판사를 기준으로 세금신고, 통신판매에 대한 설명만 나온다.

  앞으로도 가급적 노동자(피고용인)로 살고 싶기도 하고, 현재는 독립출판을 계속할 생각은 없어서 개인으로 독립출판을 한 경우를 검색해보고 있지만 별로 영양가 있는 결과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도대체 사업자 미등록 상태의 찐 독립출판은 어쩌란 말입니까. 

독립출판101 쯤의 정보는 쉽게 구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대독립출판 시대'에 이런 정보는 흔한게 아니었나요? 

지식과 노하우에 대한 비용을 납부할 준비도 되어있는데, 읽어볼만한 독립출판에 대한 책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제작 및 판매되서 펀딩 시기를 놓친 지금은 구입할 수 없는 것도 꽤나 아이러니하다(ISBN 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구입이나 열람이 불가능했다).


  일단 해오던 짬바도 있고, 인쇄 관련해서는 보라가 감리 경험까지 있었기 때문에 독립출판과 관련된 전 과정은 겁날게 없었다.

  텀블벅 프로젝트 기획 작성은 이미 단련된 기획안 작성 스킬에 텀블벅 운영 가이드라인 등에 맞게 작성했고 필요한 이미지는 미리 보라에게 요청해서 이미지도 받았다. 텀블벅 프로필 사진, 목업, 내지 디자인이 반영된 목차(안), 본문 일부까지.

예산의 경우 일부는 사비용이 포함되어야하는 구조로 작성했다. 비관적이고 회의적이고 언제나 최악의 상황만 생각하는 나는 인쇄비와 인건비(디자인비)까지만 모으는 펀딩 목표금액을 설정했다. 기타 비용은 텀블벅 프로젝트 예산에 포함되지 않았다. 특히 텀블벅 수수료의 경우 그냥 사비용으로 생각하는게 속편하다 생각해서 포함하지는 않았다(현재 텀블벅에 공개된 펀딩 목표액은 실제 지출되는 비용보다 1백만 원 정도 낮게 책정되었다. 별로 추천하지는 않지만, 목표가 달성되지 않으면 모든게 무산되기 때문에 일단 '인쇄가 가능한 최소비용'만으로만 설정했다).


  인쇄는 이미 견적서까지 받았고, 무선제본 인쇄 의뢰는 수십번 해왔던 터라 대충 인쇄 했을 때 표지나 내지 모두 어떤 느낌인지도 안다.

  보고서를 납품하는게 주요 업무였기 때문에 ISBN 발급 절차나 방법도 알고 있다(다만 이번에 발급 받지 않았을 뿐).

  두소장님은 DM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고, 나는 우편요금 할인을 위해 우편번호 순으로 정렬하여 우편물 라벨 출력부터 포장 발송까지 루틴 업무로 몇 년을 해왔던 터라 발송도 문제가 없었다.

  다만 한 가지 미경험 영역이 있었는데, 바로 추가 수입에 대한 세금 문제였다.


  워낙 세금을 적게 내는 수입구조이기도 하고 오랜기간 노동자로 살았기 때문에 종합소득세도 내본적이 없다. 모든게 4대보험 직장가입자로서 근로소득세 납부가 가능했으니까. 기타소득도 규모가 크지도 않아서 모든건 연말정산에서 해결 가능했다.

  성격상 초과납부는 뭐 그려려니 하지만 미납이나 탈세는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독립출판의 모든 공정이 익숙했지만, 세금 부분만은 너무나 생경했다.

인지세에 지역개발공채에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따라 추가로 납부해야하는 오만 것들을 납부해봤지만. 나의 수입에 대해 내가 직접 세금 납부를 해본적이 없었다. 내가 내는 건 오직 주민세 뿐.

  인터넷에 작성된 각종 세무사들의 공통된 답변을 봤을때 <내일 독립합니다> 프로젝트로 아무리 수입을 올려도 사업자나 통신판매등록을 하지 않아도 되는 규모일 것 같아 큰 걱정은 없지만, 규칙에 얽매여 사는 나는 의도치 않은 세금미납이 두려운 것입니다.


  '출판'을 위한 텀블벅 펀딩을 시작하는 경우, ISBN(국제도서표준번호) 발급 여부에 따라 도서정가제를 고려를 고려한 리워드 금액 선정도 필요하다. 출판사 등록을 해야 ISBN 발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내일 독립합니다>의 경우 도서정가제를 고려하지 않고 권당 가격을 책정했다.

ISBN 위탁 등록을 해주는 곳도 있긴 하지만 이번엔 굳이 ISBN 발급을 받지 않고 해보자고 논의되어 뭔가 찐(?) 독립출판스러워졌다. 물론 ISBN을 받고 신나서 국회도서관에 서적 발송을 해도 좋지 않았을까, 이제야 생각하지만(국회도서관이 받을지는 미지수지만).

  ISBN을 발급받지 않으면 일반 서점을 통한 판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ISBN 발급은 상황에 따라 판단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최근엔 독립출판이나 자가출판이어도 ISBN을 발급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ISBN이 없는 도서의 경우 일반서점 판매는 불가능하지만, 독립서점을 통한 판매와 도서가 아닌 '일반상품(물품)'으로 판매 가능하다.

  현재 계획으로는 텀블벅 이후에 독립서점에 판매하고, 자체 판매를 하려고한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경우 특정 조건 달성 이전까지는 통신판매자등록 등을 하지 않아도 개인의 판매가 가능해서 판매한다면 스마트스토어를 사용하지 않을까. 음.


  <내일 독립합니다>를 통해 새로운 것들을 많이 알게 된다. 이제는 내 세금 독립까지 고민한다.



▶ 이공이는 왜 세금문제까지 고민하고 있을까요? 400% 펀딩 초과달성을 했기 때문이죠(물론 이 글은 펀딩 시작 전에 작성되었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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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감히 당신께 독립과 부동산을 권합니다.

독립해서 부동산을 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어떻게 독립생활을 해야 하는지 두소장과 이공이가 <내일 독립합니다>를 통해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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