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 순한맛 부터 매운맛 까지

양자역학, 양자역학 하는데, 우리도 조금씩 알아가야하지 않겠어요?

by Youhan Kim

양자역학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머리 어딘가가 살짝 띵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유명한 과학자들이 코스모스나 우주의 기원을 이야기하며 꺼내는 ‘양자(Quantum)’라는 말은 흡사 다른 차원의 언어처럼 들릴 때가 많다. 그런데도 이상하게도, 양자라는 개념은 이미 우리 일상에 스며들어 있다. 스마트폰 화면, GPS 시스템, 의료 영상 장비 등은 양자역학의 원리를 활용해 만들어진 기술의 대표 예시다. 우리가 마주하고 사용하는 거의 모든 첨단 기술에 양자역학이 녹아 있다면, 이 복잡하게만 보이던 학문은 이미 우리 삶 속에서 맹활약 중인 셈이다.


내가 이 잡지를 만들기로 결심한 것은 양자역학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에서 비롯되었다. 과학을 전공한 적도 없고, 전문적 물리 학술서만 읽고 자란 사람도 아니다. 그러나 ‘이 세상은 대체 어떻게 움직이는 걸까?’라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어렵고, 때론 답답할 정도로 심오한 의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이런 의문은 문과든 이과든, 혹은 예술과 기술 사이 어디쯤에 있든 누구나 한 번쯤 가져보는 보편적인 관심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마치 처음 ‘빅뱅’ 이론을 들었을 때처럼, 이 잡지를 통해 스스로 깨달아나가는 과정과 함께 여러분과 그 깨달음을 나누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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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내겐 지식적으로나 논리적으로나 여전히 험난한 길이 기다리고 있다. 양자역학은 20세기 초에 태동해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확장되고 있는 분야인 만큼, 한 권의 책으로도 설명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양자학습서’를 목표로 삼아보려고 한다. 과학자들의 난해한 수식이나 증명을 어렵게 풀기보다는, 양자가 우리 일상에 어떻게 녹아 있는지 천천히 살펴볼 것이다. 실제로 양자역학은 우주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커다란 열쇠인 동시에, 인공지능이나 바이오테크 같은 미래 산업을 지탱하는 중추 기술로써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그 포문을 함께 열어보자.


양자역학이 결국 가 닿는 지점은 ‘양자컴퓨터’다. 이 분야에 대한 기대감은 한창 고조되고 있다.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테크 기업들은 양자컴퓨터가 이룰 미래의 패러다임을 선점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막대한 자원을 쏟아붓고 있으며, 실용화가 눈앞에 닥쳤다는 소식에 많은 투자자들이 열광한다. 그렇다면 과연 양자컴퓨터는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 걸까? 기존의 컴퓨터와 비교했을 때 뭐가 그토록 극적이길래, 이런 전 지구적 관심을 받고 있을까? 이 잡지는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조금씩 탐색해나가는 과정의 기록이 될 것이다.




앞으로 이 잡지에서는 양자역학의 기본 개념들에서부터 응용 기술, 그리고 양자컴퓨터에 관한 새로운 소식과 개인적인 학습 과정까지 다양하게 다룰 예정이다. 내가 스스로 공부하면서 발견하는 난관, 그리고 그 난관을 돌파하는 과정을 솔직하게 담고 싶다. 틀린 부분이 나오면 수정하고, 잘못 알고 있던 개념도 바로잡으며, 독자들과 함께 조금씩 전진해가는 느낌으로 글을 써 내려갈 계획이다. 따라서 전문 교재나 논문을 대체할 만한 엄청난 권위를 지닌 텍스트는 아니겠지만, 독자들에게는 서로가 ‘동료 학습자’가 되는 즐거운 독서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


끝으로, 양자역학을 꼭 ‘전문가가 되어야만 이해할 수 있는 지식’으로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 누구나 조금만 시간을 들여 기초를 다진다면, 세상을 새롭게 조망할 수 있는 독특한 창을 가지게 된다. 그 창을 통해 우리는 입자와 파동, 불확정성 원리, 중첩 상태 같은 개념을 색다르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또 그 모든 개념이 단지 실험실 내부나 이론적 식탁 위의 디저트가 아니라, 실제로 작동하는 세계 그 자체의 언어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내 글과 함께 이 낯설고도 흥미로운 탐험에 기꺼이 동참해주길 바란다. 첫 장을 넘기는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의 ‘양자적’ 여정이 문을 연다. 앞으로의 이야기가 어떤 파동으로 이어지고, 어떤 중첩 상태에서 현실의 가능성을 펼쳐 보여줄지 기대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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