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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화나게 하는 것들
<화나는 하루>
나는 자기 전에 내가 싫어하는 음악을 알람 벨소리로 설정했다. 이래야 빨리 일어나겠지? 똑같은 벨소리로 8개의 알람을 5분 간격으로 설정했다. 나는 이번에는 푹 자고 상쾌하게 일어나야겠다고 다짐하며 잠이 들었다.
'굿모닝~굿모닝~'
내가 가장 싫어하는 알람 벨소리다. 나는 어제 알람을 설정한 나에게 화가 났다. 얼른 알람을 끄고 다시 누웠다. 그러나 7개의 알람이 5분 간격으로 맞춰져 있다는 것을 기억한 나는 입 속으로 젠장, 하고 욕을 씹듯 말하며 일어났다.
나는 샤워를 하기 위해 졸려서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욕실로 갔다. 가만, 내가 보일러를 목욕 기능으로 돌렸던가? 생각을 함과 동시에 수도꼭지를 돌리니, 아니나 다를까 찬 물이 쏟아진다. 젠장! 나는 찬 물에 얼어붙은 몸을 수건으로 대충 가린 채 보일러의 목욕 기능 버튼을 눌렀다. 나를 약 올리는 듯 목욕 기능 버튼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섰다. 내가 왜 1교시 수업을 넣었지? 나는 수업 시간표를 짤 때, 내 잠을 고려하지 않은 나를 욕하며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아침 8시의 지하철은 소위 말하듯 '지옥철'이다. 나는 다시 한번 입 속으로 젠장, 하고 욕을 중얼거렸다.
"용비어천가의 형태소 분석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 시기의 국어는......"
나는 아침 9시 30분에 용비어천가의 형태소를 분석하고 있다. 하품이 끊이지 않고 계속 나온다. 나는 입을 크게 벌리며 하품을 하다가 교수님과 눈이 마주쳐 급히 입을 다물었다. 젠장.
"... 이상으로 오늘 수업 마치겠습니다. 이번 용비어천가의 형태소 분석은 굉장히 중요하지만, 양이 많습니다. 때문에 오늘 함께 분석한 1장을 제외하고, 2장부터 10장까지 각자 분석해오도록 합니다. 다음 주 수업 시간에 무작위로 선정하여 발표하도록 할 테니, 과제를 꼭 해오세요."
오늘 대체 몇 번째인지 모르겠지만 한 번 더 말하자면...... 젠장! 중세 국어는 특히나 어려운 부분이다. 용비어천가 9장의 형태소를 혼자 분석하려면 일주일 내내 머리를 싸매고 공부해야 할 것이다.
도서관에서 용비어천가 형태소를 분석하다가 저녁 8시에야 겨우 학교를 나섰다. 나는 해야 할 과제를 머릿속으로 헤아려보았다. 나는 한숨을 쉬며 다시 한번 '지옥철'에 몸을 실었다.
집에 돌아오니 엄마가 방을 치우지 않고 나갔다며 잔소리를 잔뜩 하셨다. 학교에 늦어 그랬다고 변명을 해보지만, 오히려 지각은 안 된다며 더 많은 잔소리를 듣게 되었다. 젠장, 젠장!
11시에 침대에 누우며 알람을 맞췄다. 내일 또 내가 제일 싫어하는 알람 벨소리를 들어야 하나. 그나저나 오늘 하루, 정말 전장이다.
<화나지 않는 하루>
11시에 누워 잠이 든 나는 꿈도 꾸지 않고 깊은 잠에 빠졌다. 문득 잠이 깬 나는 개운함을 느꼈다.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아침에 일어날 수 있네! 내가 참 대견하다고 생각하며 휴대폰 시계를 보니, 아침 8시 30분이다. 1교시 수업 시작이 9시인데 큰일 났다. 어쩐지 개운하더라니!
급하게 욕실로 들어가기 전, 잊지 않고 보일러의 목욕 기능 버튼을 눌렀다. 물이 따뜻하니 기분이 좋아 아주 조금 미적거리다가 나왔다. 시간을 보니 9시다. 따뜻한 물 때문에 늦었다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
급하게 준비를 하고 지하철 역으로 달려갔다. 출근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자리가 많았다. 나는 가는 동안이라도 편안히 가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앉아서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던 중 문득 고개를 들었는데 내려야 할 역을 한참 지나있었다. 괜히 앉아있었나 보다.
한참 지하철에서 헤매다가 겨우 학교에 도착했다. 교수님은 1시간 30분이나 늦은 나를 잠시 흘겨보시곤 다시 강의를 하셨다. 어려운 내용의 강의였지만 늦어서 그런지 수업이 금방 끝난 것 같았다. 교수님은 내용이 어려우니 과제는 없다고 말씀하시곤 수업을 끝내셨다. 아싸! 그럼 집에 가서 게임이나 해야겠다.
12시에 수업이 끝나고 딱히 할 일이 없어 집에 가기 위해 한가한 오후의 지하철을 탔다. 기분 좋게 집에 들어서니 집 안의 불이 모두 꺼져 있었다.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식탁 위에는 할머니 댁에 갔다가 내일 온다는 엄마의 쪽지가 놓여 있었다. 뭐야, 나만 두고 간 거야? 왠지 집이 춥고 외롭게 느껴졌다.
나는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어제 알람 맞춰 놓을걸.....
나를 화나게 하는 것들은 아주 사소한 것들이다. 알람, 찬 물, 지옥철, 과제, 엄마의 잔소리.
하지만 잠깐의 편안함은 크게 보면 불편함이 된다. 나를 화나게 하는 것들은 사실 나에게 필요한 것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