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하늘색인 하늘 아래에
춤추는 파스텔 분홍 꽃잎 아래로
그야말로 우중충한 회색 아스팔트 아래에
모든 것을 삼키는 검정의 지하실
하늘색은 뿌옇게 흐리고
파스텔 분홍은 번지고 희미해져 회색에 어우러졌을 때
마른 회색은 촉촉하게 짙어지고
무거운 발걸음을 내려 마주하는 검정의 지하실
빛을 잃은 이에게
마지막 빛을 거두는 스위치가 내리면
그제야 폭포처럼 흘러
고이는 내 발 밑의 웅덩이
그런 나를 끝까지 위로하는
따듯한 이의 마지막 차가운 손
그 곁으로
흐리지도 번지지도
희미해지지도 않고 끝까지
나를 감싸는
그 손같이 차가운 따듯한 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