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좋아한다고 했고
왜 나를 좋아하냐고 물었다
그냥이라는 대답이 석연찮아서
그냥이라는 대답이 거짓말 같아서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세상에 나보다 예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세상에 나보다 성격 좋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세상에 나보다 능력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너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성적을 매기는 일이 아니라고 했다
꼼꼼하게 점수를 매겨
A등급을 받은 이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나는 여전히 의심을 거두지 못했다
그래도 굳이 나를 선택할 이유가 없잖아
10명이 있으면 1~2등을 고르지는 못하더라도
9등을 고르지는 않을 거 아니야
왜 자꾸 등수를 이야기하느냐고 했다
나는 너의 마음을 믿을 수 없어
특별한 사람만 사랑받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
나는 너에게 특별한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어
그는 말했다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각자의 특별한 빛을 가지고 있어
사람마다 좋아하는 빛이 다른 거고
나는 네게서 뿜어져 나오는 빛을 좋아해
내가 네 빛에 감응하고
네가 내 빛에 감응하면 사랑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