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이야기

직장 살림-6

by YOUJin

외주사에는 "형, 형"무리가 있다.

실력이 조금 부족해도 형들이 끌어주는 무리.

이를 부정적인 언어로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면 나도 어쩌면 그 무리에 기대어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를 관두기로 한 날, 남들은 인내심 없이 관두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나는 정말 하고 싶은 것들이 있었고 아침 정보 프로그램은 너무너무 재미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때마침 가장 친한 선배가 다른 회사로 이직을 했다고 이야기하며 함께할 생각이 있는지 제안을 해왔다.


사실 아예 좋아하는 예능 쪽으로 다시 도전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당시에 이직한 선배개 이직을 한다면 함께 일을 하게 될 PD라며 소개를 해주신 분이 있었다.

이분이 나와 첫 만남의 자리에서 앞으로의 업무 및 회사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고

해당 회사는 공영방송 자회사로 이후에는 정직원으로도 일을 할 수 있고

진지하게 스포츠 쪽 일을 배운다면 큰돈을 벌 수도 있다고 나를 꼬셨고 그 말에 홀라당 넘어가 버렸다.

돌아보면 나쁜 선택은 아니었으나 어쩌면 이때의 나는 너무 순수하고 순진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은 사실 방송은 아니었다.

청소년들에게 제공되는 DVD 제작을 하는 일이었고

이미 촬영은 어느 정도 완료가 되어 마지막 촬영 및 편집이 남아있는 정도

-다시 말하지만 나는 정말 촬영 운이 참 없는 것 같다.-


그렇게 시작된 후반작업은 정말 헬 난이도의 작업으로 작업실에 박혀 나올 수가 없을 정도였다.

촬영 전체본에 대한 영상 변환을 해야 하고, 선배들의 심부름에 필요하면 간단한 편집까지

막내 작가님과 거의 같이 사는 수준으로 일을 했고

나중에는 시간에 쫓기다 못해 종편을 하는 감독님까지 사무실에 출근시켜 작업을 진행했다.


선배들은 돌아가며 병이 나고, 이 와중에 방송 프로그램까지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돼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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