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살림-7
한참 많은 이야기를 적어 내려간 것 같은데
이제 겨우 직장 생활의 1년 정도만 이야기했을 뿐이라니,
나도 참 할 말이 많은 사람이다.
그저 이야기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아무튼 프로그램 두 개의 저주는 이때부터 시작이었나 보다.
내가 잘해서도 아니고, 그렇다고 돈을 많이 번 것도 아니다.
그저 일복이 터져서 일이 더블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난 스포츠를 보는 것만 잘하지
그 외의 것들은 그다지 관심이 없는 사람인데 스포츠 프로그램이 두 개라니!
심지어 새롭게 시작된 프로그램은 한국도 아닌 독일의 축구,
선수 이름도 생소하고, 팀 이름도 입에 붙지 않아
한 동안은 영상을 보다, 자료를 보다 정신없이 휙휙 고개를 돌리며
정보가 맞게 들어갔는지 보고 또 보고 강박처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지금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해당 방송사는 특히나 진짜 "편집기"를 이용하는(휠을 돌려가며) 1:1 편집에
편집된 영상도 내가 직접 비디오에 내려야 하는 시스템이어서 할 일이 두배로 많은 느낌이었다.
(덕분에 나는 모든 기술을 섭렵한 조연출이 되었다)
점점 몸은 피곤에 찌들어가고, 방송사에서 요구하는 건 점점 많아지고...
자존심이 세고 게다가 예민의 정점을 달리는 20대 여자 피디인 나는
휘몰아치는 태풍을 몸에 감고 다니는 싸움을 피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물론 지금은 어떠한 이유로 부딪히게 되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