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하는 홍콩 여행 일기
사실 요즘 둘째 태오의 잠과 밥은 내게 많은 스트레스를 주었다.
그래서 나는 많이 지쳤고,
이번 여행은 거의 도망치듯 집을 나왔다.
배고프다고 울어서 밥을 주었는데 왜 밥을 먹지 않고
뱉는지. 졸리다고 징징거리길래 재우려는데 왜 잠을
못 자고 나를 괴롭히는지.
도대체 왜 그러는거냐며 돌이 갓 지난 태오에게
자꾸만 이유를 찾으려 했다.
아들이라서 그러는거냐며 누나는 어릴 때 안 그랬다며 비교하기가 일상.
둘째라서 그러는거냐며 매번 어떤 이유를 찾으려 했다.
여행을 위해 하오랑 단둘이 떠난 첫째 날.
너 없이 먹은 저녁이 어느 때보다 여유 있고, 반찬 하나하나 맛이 다 느껴지면서 전부 다 맛있더라.
샤워하는 동안 문밖에서 엄마를 기다리며 보채는 네가 없어서 뜨거운 물을 한참 맞으며 여유가 넘치더라.
샤워 후에는 여느 때와 다르게 얼마나 개운하던지!
누나가 잘 시간이 되어 알아서 새근새근 잠들고 나니
혼자 남겨진 저녁시간이 차고 넘치더라.
태오랑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 간간히 생각이 많이 났어.
특히 잠 안 자고 보채며 나를 힘들게 할 때면 혼내고 화를 내던 지난날들이 떠올랐지.
너를 두고 나왔지만 기쁜 내 마음.
그 마음이 태오에게 전해질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너와 함께하지 않아서 기쁜 건 이 여행뿐이야.
나는 너와 늘 함께하고 싶어.
아무리 힘든 육아여도,
아직은 힘든 돌쟁이 아기라도
너는 내게 늘 힘을 주는 존재야.
엄마가 없는 동안 너는 열심히 먹고 자고 놀아.
이 여행이 끝나고 너를 만나면
있는 그대로의 너를 더 사랑하고 이해하며
너그러운 엄마가 되어볼게.’
그러라고 이 여행을 왔나 봐.
이게 얼마나 감사해.
이 모든 게 얼마나 감사하느냔 말이야.
태오가 건강하게 아빠와 집에 머무는 동안
엄마와 누나는 기쁘게 여행을 해.
훗날 조금 더 자란 너와 함께 또 오자며 다음을 기약하는 게 얼마나 감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