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옹과 마틸다는 참 논란이 많은 영화이자 소재이다.
소아성도착적 영화다, 아니다 부성애다.
영화를 본 후, 나는 마틸다에 대한 레옹의 사랑이 완전한 부성애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이성에 대한 사랑에 가깝다고 생각했으나 그렇다고 레옹이 영화 로리타처럼 소아성도착자로서 도덕적으로 그른 일을 저질렀다고 보지도 않는다.
내 눈에는 그저 순수한 사랑이었고,
대체 영화를 어떻게 만들면 아저씨와 소녀의 사랑이 이토록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건지에 대해 탄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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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옹과 마틸다의 사랑에 전혀 이질감이 없는 이유는 레옹의 중년답지 않은 순수함과 마틸다의 아이 같지 않은 성숙함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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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다 성숙했고, 나이만 먹으면 된다고 대들던 마틸다에게 자신은 나이라면 충분히 먹었지만 여전히 성숙하는 중이라 맞받아치던 레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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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옹과 참 잘 어울리던 빨간 팩의 우유.
마틸다의 앙큼한 고백에 입 속 가득 든 우유를 뿜어버릴 정도로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못하던 어른.
글을 못 읽고 못 쓰는 모습과 순수한 눈빛.
토니의 친절을 가장한 사리사욕을 선의로 믿던 모습.
레옹으로 하여금 덜 자란 아이를 연상시키려는 듯한 장면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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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먹는 것이지만,
가만히 앉아 시간을 보낸다고 그 내면 또한 절로 성장하고 성숙하지는 않는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타인과 소통하고 교류하면서 성숙의 단계를 밟아간다.
사람을 만나고, 마음을 주고, 상처도 받고, 갈등을 겪고 또 풀어나가면서 그렇게 성장해 나간다.
하지만 레옹의 성장은 18살이 되던 해에 멈췄다.
홀로 미국 땅에 와 킬러로 살아가면서 교류의 대상이라곤 대답 없는 화분뿐이었으니 레옹의 대사처럼 그는 나이만 먹은 18세 소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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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숭고하기 그지없다.
영화라서일까.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도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그런 의인들이 있더라.
그것이 비단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만이 아니라는 것이 놀랍기도 하다.
살만한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