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달라진 걸까 내가 달라진 걸까

by 윤모닝





참 이상한 하루.

생일 다음 날 연차를 낸 덕에 여유가 생겼던 오늘.

집에만 있지 말고 바깥공기 좀 쐴까? 하며

오전에 헬스장에서 운동을 끝내고

부리나케 신세계 백화점을 찾았다.

근데 1시간 만에 머플러 하나와 케모마일 유자티 하나 손에 들고서 집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사람 구경도 하고

그중 조용한 곳에 앉아서 책을 읽고 싶어서 간 곳이었는데


생각보다 그 어디 하나 앉을 곳이 없었고

붐비는 사람들 속에서 공기가 무겁게 느껴졌다.

그래서 일단 진정시키고자 스타벅스에 들러

케모마일 유자티를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집으로 다시 돌아가서 책을 읽을까?’

‘그래도 온 지 겨우 30분 정도 된 거 같은데 조금만 더 보고 갈까?’

‘아니야 그냥 이것만 받고 집에 가서 내가 하고 싶은 책 읽기를 하는 게 낫겠어.’



참 이상한 기분이었다.

20대 만해도 틈만 나면 하루 온종일 백화점을 돌며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굳이 당장 안 사도 될 것들을 손에 한아름 들고서 집으로 돌아오기 마련이었다.


백화점이 당기지 않는 날에도

이곳에 오지 않으면 하루를 재미있게 보낼 자신이 없어

틈만 나면 백화점을 자주 찾았다.

그러면서도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방향을 잡을 수 없었다.


그런데 그랬던 내가

1시간 만에 단호하게 돌아서 나오다니 너무 신기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난 백화점 출구로 나오는 순간

그 어떤 때보다 마음이 가벼웠고 나 자신에게 명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