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름 Apr 04. 2022

누가 괴물인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사연 (2021)

 프랑켄슈타인은 다분히 파괴적이었다. 이렇게까지 모든 것을 파멸로 이끌어도 되나? 불륜은 기본 살인은 옵션인 청양고추맛 요즘 막장드라마들처럼 사람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기 위해 지나치게 자극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계속 들었다. 엘렌, 줄리아, 룽게처럼 죄 없는 너무 많은이가 죽었고, 어린 아이를 호수에 밀어 넣거나(물론 이 부분에선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까트린느가 주인에게 끌려가 최소 집단 강간에서 최대 -주인의 말을 빌리자면 피부를 벗기고 살갛을 갈아 짐승 먹이로 먹여지는 말로를 맞이하게되는 - 잔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장면도 폭력적인 연출 같았다. 죽고나면 흙에 묻혀 죽을 운명이라고 울부짖은 그녀는 제대로 흙에는 묻힐수나있었을지 모르겠다. 

    이러한 혼란한 전개는 2막으로 갈수록 가속화되면서 1막까지 보고 인터미션 때 너무 재밌다..! 를 연발했다가도 2막에가서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이다. 더군다나 인물들의 감정선이 너무 빠르게 변화해서 꽤나 숨가쁘게 쫓아가야한다. 빅터와 앙리의 증오와 애정이 섞인 복수극은 그렇다치고, 까트린느가 괴물을 등지게 되는 과정이 너무 빨라서 이전의 다정한 모습의 순도 마저 헷갈려지곤 했다. 다르게 말하면 이렇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고 보통 트리플 캐스팅이니 여러번 회전문을 돌며 배우별 회차별 감상을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통장이 탈탈 털리는 결론이 되겠다. 

  극 중 '괴물'은 단연 한 때 앙리였던 괴물이다. 연구를 함께 마무리하기 위해 앙리가 빅터의 죄를 뒤집어 쓰고 희생하자 빅터는 사형당한 앙리의 머리를 갖고 시체에 접합해 앙리를 되살리고자 한다. 하지만 진짜 괴물은 누구인가?  내가 처음 만난 괴물은 어린 빅터와 가족에게 손가락질하는 마을 사람들이었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도 화재로 잃은 충격에 사회에 대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어린 빅터는 이기적이고 오만한 어른, 또 다른 괴물로 자라난다. 격투장의 에바와 쟈크, 그리고 끌려가는 까트린느를 겁탈하는 격투선수들은 어떠한가. 이런게 우정이라면 난 친구가 없겠다 싶을 정도로 애정에 가까운 소위 '혐관'을 보여주는 빅터와 앙리의 복수에 성공하고도 속 시원한 마음은 없는 복수극이었지만, 인간성이 좀먹은 사회 그리고 개개인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내 마음 속 괴물을 처단할 수 있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새영에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