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피스트, ZENA PARK
Paffem의 아티스트 콜라보 작업이 벌써 여섯 번째를 맞았습니다. =) 아티스트 콜라보 작업은.. 파펨이 출시할 향수를 미리 작가분들께 전달해 드리고, 시향을 한 후에 떠오르는 이미지, 스토리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BGM을 선택하는 작업까지 입니다. 이번에는 두 사내아이의 엄마, 캘리그라피스트 ZENA PARK 작가와의 콜라보 작업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1. 작가 소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동네 작가입니다.
아줌마 일상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에 열중하고 있어요. 신랑과 공동 집필로 그림책을 내는 것이 꿈인 소박한 시골 아줌마.
2. 파펨과의 향기 콜라보에 응하게 된 계기는?
경단녀의 삶을 청산하고자 화실을 열고 개인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 이런저런 작업을 시도하고 있던 차에 파펨으로부터 캘리그래피 콜라보 의뢰를 받게 되었어요. 앞선 작가들도 공감하였듯이 이런 매력적인 작업을 마다 할 리가 있나요! 향기를 작업물로 풀어내다니! 평소 향수를 즐겨 사용하는 편이 아니라, 오히려 더 신선한 작업을 끌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향기를 이미지 화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매력적이었습니다. 작업하는 내내 정말 행복했습니다.
3. 향기를 기반으로 그림과 글을 작성하였는데 가장 어려웠던 점은?
글쎄요.. 시작부터 너무 재미있었어요. 향수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이 향수라는 녀석이 참 신기하더라고요. 첫 향, 중간 향, 끝 향이 달라지는 게,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을 때 이런 느낌이었을 까요? 하하~ 신이 나서 소름이 돋을 정도였어요! 생각보다 컨셉이 금방 잡혔고, 이야기도 술술 잘 풀렸어요. 평소 짧은 글 짓기를 즐겨하는 편이라 그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Art 디렉터님께서 조언해 주시고 열렬히 응원 해 주신 덕분에 지치지 않고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작업을 풀어나가는 것과 상관은 없지만 굳이 어려웠던 점을 꼽자면, 작업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힘들었 던 것 같네요~ 아이가 둘이다 보니 작업시간은 항상 밤. 아줌마에게 밤은 체력 보충의 시간인데 말이죠.
4. 작업 과정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일이나 순간은?
이건 디렉터님과 회의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육아가 힘들 때면 글이 굉장히 부정적으로 풀리고, 상대적으로 스트레스가 적은 날이면 글도 잘 나오는 거예요. 어느 날은 디렉터님께서 "작가님 요즘 힘드세요?" 하는데 정말 글을 보니 굉장히 부정적인 단어들이 많이 사용되었더라고요. 덕분에 글을 통해 제 마음을 헤아려 주시는 디렉터님께 신세 한탄 좀 했지요~. 그리고 밤중에 나와서 작업하고 있으니 동네 주민 분이 먹고 힘내라며 도가니탕도 주고 가시더라고요. 저의 작업실 한쪽 벽이 쇼윈도라 커튼을 열어놓으면 제가 무엇을 하는지 보이니까, 밤늦게까지 작업하는 게 안쓰러우셨나 봐요. 아님 대견해하셨을까요? 여하튼, 주민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말 그대로 '동네 작가'로 거듭난 기분이었습니다.
5. 각 향 별로 선택한 BGM을 고르게 된 이유는?
사실 전 음악에 조회가 깊지 못해요. 항상 그 상황, 그 장소의 소리에 집중하는 편이라 길을 가면서 라든지 버스를 타고 갈 때에도 음악을 듣지 않죠. 그렇다고 좋아하는 가수가 전혀 없는 건 아니에요(라디오는 즐겨 듣는 편이거든요.)~ 제가 존재하는 그 상황의 소리가 더 좋을 뿐이죠. 이런 저에게 음악 선정의 작업은 참... 캘리 작업만큼이나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기타 선율과 개성 있는 목소리를 좋아하는데, 정말 작업하는 내내, 그리고 시간만 나면 그런 스타일의 음악을 끼고 살았습니다. 제 평생 단시간에 가장 많은 음악을 들었던 것 같아요.
작업의 구성은 파펨의 4개 기본 카테고리를 기반으로 한 4개의 이야기입니다. 한 편의 소설에서 네 단락을 가져오고, 중심이 되는 한 문장을 캘리로 표현하는 콘셉트이지요.
1.F/F : #가슴이 팔랑
BGM : 바람이 불어오는 곳, J rabbit Ver.
1번 향기는 굉장히 여성스러운 데 아직 여물지 않은 풋풋한 열매 같은 느낌이었어요. 사춘기 소녀의 예뻐 보이고 싶은 마음 같은. 그 예뻐 보이고 싶은 마음이 가을바람과 함께 시작되었다는 이야기. J rabbit 보컬은 누가 들어도 소녀소녀 하잖아요.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이 느낌을 더없이 잘 표현해 주는 것 같아요.
2. C/F : 산바람_타고
BGM : You're not forgotten, Fool's garden
2번 향기는 첫 느낌이 딱! 늦여름 불어오는 시원한 가을바람이었어요. 중간 향에선 늦여름, 아직 이른 가을 하늘이 떠올랐고, 마지막 향에선 깨끗이 씻은 후의 산뜻함. 그러면서도 소년스러움이 있었죠. You’re not forgotten 의 첫 가사 “Show me the way to the mountain..” 저는 이 첫 줄에 빠졌어요. 무심한 가을 남자 목소리와 기타 선율. 그리고 가사. 여름 햇살에 그을린 소년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는 가을 그 자체였어요.
3. W/O : #그리움의_잔향
BGM : Cavatina, Deer Hunter OST
3번은 달콤한 건초 같은 느낌이었어요. 건초는 소멸이 아닌 다음 생의 준비과정이죠. 그러면서 봄 여름 가을을 담고 있어요. 기억, 추억, 향수(鄕愁). 영화 디어 헌터 ost 카바티나를 듣고 있으면 구체적이지 않은 아련한 추억들이 몽글몽글한 느낌이에요.
4.M : #주문을_걸어
BGM : I want you back, 이진아 ver
4번 향기는 평범한 거리에 숨은 신비로운 주술 같은 향이었어요. 인도 거리를 헤매다 별로 특별할 것 같지 않은 상점을 들어갔는데, 거기서 이런 향이 났었죠. 저에게는 마법 같은 향이에요. 뭔가 불가능한 소원마저도 이루어질 것 같은 신비로움. 이 향기를 소설로 풀었더니 이진아 씨 느낌인 거예요~ 신비롭고 예쁜 목소리로 ‘네가 돌아왔으면 좋겠어’라고 속삭이는 듯하잖아요~
6. 파펨 향수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굉장히 무던(모던 아니고 무던 맞습니다^^)하면서 세련되었다고 생각해요~ 요란하지 않은 케이스가 마음에 들었고(예전에 향수 가방에 넣고 다니면 뚜껑이 나뒹굴고.. 향수는 책들 사이에 나뒹굴고 있던 기억이;;) 그래서인지 향기도 사족이 없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더군다나 향기를 레이어 하다니!! 나만의 향기를 입는 거잖아요~ 멋져요^^
전 요즘 청바지 뒷주머니에 향수를 넣고 다니면서 향기가 필요한 순간에 ‘칙~’ 뿌려준답니다.
7. 편안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남겨주세요~
이렇게 재미난 기회를 주신 파펨에 감사드립니다. 정말 더운 여름이었잖아요~ 파펨과 함께 작업하면서 즐거운 한 때를 보냈습니다! 또한 저는 화실에 둥지를 틀고 다양한 작업을 시도 중입니다. 다음번에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또 다른 작업으로도 만났으면 좋겠어요!
위의 향기가 궁금하시다면, www.paffem.me 에서 시향 신청 가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