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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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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Jun 23. 2020

MBC '놀면 뭐하니?'의 1년

곧 1주년을 맞는 MBC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를 돌아보았다.

1. 불안한 시작, 그러나 단단해진 ‘놀면 뭐하니?’의 1년

 나는 무한도전 세대였다. 토요일 밤 6시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텔레비전 앞에 앉았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무한도전은 결국 막을 내렸다. 과장이 아니라 해리포터 마지막 편보다 후유증이 심했다. 


 무한도전 종영 후 유재석과 함께 돌아온 김태호 PD 연출 ‘놀면 뭐하니’! 기대로 안고 시청했지만 작은 카메라로 돌림 노래하듯 시작된 ‘놀면 뭐하니’를 보며 불안했다. ‘그래서… 이거 뭐 하는 건데? 계속 카메라만 돌릴 거야?’ 싶었다. 특히 소파 앞에서 다 같이 영상을 보며 반응하는 회차는 솔직하게 지루했다.

 하지만 나의 걱정과 달리 유재석 덕후가 만드는 유재석 프로그램은 유쾌하게 흘러갔다. 무한도전과는 다른 매력이었다. 8비트 드러머 ‘유고 스타’, 트로트 샛별 ‘유산슬’, 라면 끓이는 섹시한 남자 ‘라섹’, 하프 신동 ‘유르 페우스’, 일일 디제이 ‘유 DJ뽕 디스 파뤼’, 치킨 맛을 만드는 ‘닥터유’, 이제는 혼성그룹 ‘싹쓰리’의 ‘유드래곤’까지. 국민 MC 유재석이 새로운 장르를 도전하는 모습은 빠져들기 충분했다. 사실 상 ‘놀면 뭐하니'는 지속적인 프로그램 포맷이 없다. 그냥 오로지 유재석에 의한, 유재석을 위한, 유재석의 프로그램인 것이다. 그런데 정체성이 없이 변모하는 정체성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이다.

불안한 시작에서 이제는 부캐 세계관 열풍을 끌어낸 <놀면 뭐하니?>의 1년. 이제 믿고 볼 수 있겠습니다.

 


2. 트렌드를 만드는 예능 프로그램의 정석

놀면 뭐하니 프로젝트  가장  화제성은 사실상 이번 [여름 x 댄스 x 혼성그룹]이다. 트렌드 정말  읽는다. 인터넷상 화제가 되는 ‘밈을 놓치지 않고 비를 섭외해 새롭게 조명한다. 유튜브 댓글인 ‘사무 20 ‘1* 같은 다소 쌈마이적인 포인트도 놓치지 않았다. 방송 이후 조롱의 성격이 강했던 ‘ 변하지 않는 비의 열정적인 모습을 상징하게 되었다. 트렌드를 읽은 프로그램은 화제성도 거머쥐며 시너지 효과가 났다. 놀라운  단순히 ‘요즘 인터넷상 화제가  비의 이라는 일회성 콘텐츠로 끝나지 않고, 케미여신 이효리와 함께 여름 혼성그룹을 만드는 도전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트렌드를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트렌드를 만들어 낸다. 방송사뿐만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까지 거대해진 미디어 시장. 요즘은 트렌드를 읽지 못하면 도태된다고 말한다. 근데 중요한  단순히 트렌드만 읽는  아니라, 놀면 뭐하니처럼 트렌드를 활용하고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시대 대한민국 예능이 가져야  자세를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이다.


*쌈마이:주로 무대와 방송 같은 극 형태에서 3류 스타일을 말할 때 흔히 사용하는 은어이자 수식어.



3. ‘무한도전’을 통해서 느낀 ‘놀면 뭐하니’에 대한 조언


 나는 요즘도 종종 무한도전을 다시 보는데, 댓글 하나가 눈에 띄었다. ‘당시 무한도전은 방송이란 단어보다 하나의 트루먼 쇼에 가까웠다.’ 프로그램에 대한 국민적 사랑은 분명 감사한 일이지만, 출연진과 스태프는 때론 벅찼을 것이다. 무한도전은 멤버들이 티격태격하는 케미가 주가 되는 방송인데, 사소한 논란에 지적을 받고, 방송에서 사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출연자가 웃음을 줄 때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었고, 이에 재미는 반감이 되니 또 지적하는 악순환의 굴레가 이어진 것이다. 오죽하면 ‘무한도전에는 시어머니가 참 많다.’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시청자의 의견을 무시하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놀면 뭐하니’가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지만, 시청자의 의견을 구분하고 걸러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최근 EBS 요리비결에 특별 출연해서 서툰 유재석을 답답해하는 제작진의 반응에 몇몇 시청자들이 불편함을 토로했다. 그러나 유재석의 부캐 퍼레이드의 경우 유재석이 잘 모르는 장르를 체험하며 낯설고 당황하는 모습이 주요 웃음 포인트이다. 예능은 웃으라고 만들었다. 잘못된 부분은 피드백을 통해 바로잡되, 흔들리지 않는 주관과 주체성을 가진 프로그램이어야 한다. 시청자들은 내가 보는 프로그램이 건강한 프로그램이길 바란다. 보는 사람뿐 아니라 만드는 사람과 출연하는 사람도 모두 재미있고 건강해야 한다. 놀면 뭐하나 싶어서 만든 가벼운 시작만큼 ‘놀면 뭐하니’가 앞으로도 유쾌하고 건강한 프로그램으로 남아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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