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이유
대학에서 실내건축을 전공하고 가구 회사 인턴을 거쳐 온라인몰 가구 MD로 일하는 지금까지, 나의 최근 10년은 인테리어와 가구에 끈질기게도 얽혀 있었다. 커리어 선택의 갈림길에 놓일 때마다 신념을 가지고 고수한 길은 아니었지만, 어느 하나 진득하게 못하는 내가 아직까지 가구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고 배울수록 가구/인테리어가 참 매력적인 영역이라 느끼는 것을 보면 이 인연이 우연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운 좋게도 나는 그 어느 때보다 가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세상에 살고 있다. 이러한 관심엔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코로나의 영향을 여기서도 빼놓을 수 없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사람들은 집이라는 공간을 재정의하기 시작했고, 인테리어와 그것을 구성하는 가구에 자연스레 눈이 가게 되었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다음 글로 써보려 한다.)
하지만 뜨거운 관심과는 다르게, 가구와 관련된 '스토리'가 사람들 사이에서 활발히 공유되고 있지는 않다. 대개 브랜드나 쇼룸을 중심으로 각자의 콘텐츠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구에 담긴 스토리보다는 구매로 연결되는 것에 초첨을 맞추고 있다. 브랜드마다의 이야기를 한데 모아놓은 자료나 가구의 의미, 역사, 최신 트렌드를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본격적으로 정리한 서적/블로그/인스타그램 등이 국내에 많지 않다는 사실이 아쉬웠다. 이 아쉬운 부분을 내가 채워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구 아카이빙을 해보자
이것이 내가 글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다. 가구와 인테리어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계속해서 가구를 공부해야 하는 사람으로서 읽고, 보고, 느낀 것들을 한데 모아 글로 정리하고 많은 이들과 공유해보고자 한다.
인간과 역사를 함께해 온 가구의 의미, 어디서 한번쯤 본듯한 의자에 담긴 이야기, 유명 브랜드에 숨겨진 스토리, 현업에서 느끼는 국내 가구시장의 모습, 쇼룸 방문기 등등 비록 부족한 글쓰기 실력이지만 앞으로 쓰고 싶은 이야기는 아주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