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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아온 Apr 28. 2016

수능 D-205

이제 막 스타트를 끊었을 뿐이었다.

그러니까, 저는 수능을 D-205일 남겨두고 있는 어느 고등학생입니다.



이렇게 말한다면,


"어이쿠, 너만 수험생이냐. 이 대한민국에는 48만명의 고3과 10만명의 재수생이 있어."라며 그게 그렇게 특별하냐고 말하시는 분이 계실련지요?


그렇다면 저는 이렇게 답할겁니다.


"네. 저는 그런 고3입니다. 저 숫자와 수능이라는 단어는 단지 '저'에게 특별한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저는 약 60만명의 입장을 대변한것입니다."


불과 2년전만 해도 전 제가가 수시중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입학사정관제라고도 불렸음. 온갖 스펙과 성적으로 면접을 보며 가는 입학전형-으로 갈줄 알았어요. 그를 위해 온갖활동을 하고 독서도 하고 봉사활동도 했지요. 그렇게 보내며 고3을 맞았답니다. 열심히 했지만 제가 한 노력은 3학년이 되어서 쪼르르 물거품이 되었답니다. 그 이유는 제가 활동했던, 차곡차곡 쌓아올렸던 2년간을 버려서라도 얻고 싶었던것이 생겼기 때문이지요.


그것은 바로 내신으로나 모의고사로나 제 성적선에서는 절대로 갈 수 없는 대학교를 들어가는 것이었어요.

보통, 불안불안한 수능성적으로 도전하는 것보다 안전하게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가는 것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더 좋은 대학교를 갈 수 있었습니다. 공무원이 인기가 높듯이, 입학전형도 좀 더 안전하고 자신에게 맞는 것을 지원하는 것이 선생님들도 학생들도 학부모님들도 바라는것이지요. '인생역전!'이란 말이 흔히 볼 수 없듯이 '수능역전!'도 흔히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한 방이기에 실패할 수도 있어요. 재수를 할 생각이 전혀 없는 제가 수능에서 실패할 수도 있는 큰 부담을 껴안고서라도 제가 그리도 정시를 보며 그 학교를 가고싶어 하는 이유는 간단해요. 그저 제 꿈을 지원해주는 곳이 약 2~300개 대학중 유일하게 그 학교만 존재하는것일 뿐이에요.




목표를 정했으니 이제 달릴일만 남았어요. 온갖 미사어구가 필요한 학생부종합전형과는 다르게 수능은 '공부' 한가지만 하면 되어 참 편리해요. 하지만 꼼수를 못부린단 단점도 있죠.


그래도 노력한 만큼 성적이 오르겠죠?


라고 말한다면, 매우 철없는 소리라고 치부하실지도 모릅니다. 말은 누군들 못하겠어요? 저리 다짐하며 약 2달간 공부를 하면서 느낀것은, 생각보다 공부가 쉽지 않고 한 양에 비해 성적이 오르질 않는다는 겁니다.-심지어 더 떨어지기까지 했습니다.- 1,2학년때에 비해서 공부하는 시간도 2~3배로 늘리며 공부를 하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는 것은 수험생의 생활에 크나큰 치명타인건 자명한 일. 그런데도 제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포기할까. 역시 못갈려나.' 라는 생각이 '할 수 있어! 열심히 하자!' 라는 생각보다 더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증거도 없고 미래의 전망도 밝지 않고 온갖 부정적인 수식어가 나뒹굴고 있는 가운데 부정적인 생각보다 긍정적인 생각을 한 점이 더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냥 크게 실패해본적없는 젊은피의 패기일까요? 아직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아이의 치기어린 행동일까요? 하지만 저는 대한민국의 고3학생에게 있어 중요한 시험중 하나인 수능을 그리 만만히 보지는 않습니다. 11년동안의 세월이 아까워서라도 그리 하지 못해요. 버틸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부정적인 생각이들면 생각자체를 그만두는거에요.



사실 저 주장은 막무가내식으로 사람들에게 깊이 와닿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같아도 그냥 '그렇구나'하 뒤돌아선후, 1...2...3...띵하며 잊어버릴 지도 몰라요. 그도 그럴것이 저것은 누구나 다 알고있는 사실입니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사고는 점점 더 마이너스로 되는것쯤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다 알고 있지 않나?


하지만 여기서 모순이 발생합니다. 저렇게 주장하는 저조차 저 말을 지키기 어려워요. 생각은 끊임없이 연결되기에 그만두는것은 좀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렇기에 저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면, "에효."라는 한숨을 내뱉으며 표출한 후, 신나는 노래를 들으러 갑니다. 노래를 들으면서 흥얼흥얼거리고 리듬도 타고 손가락도 씰룩씰룩 움직이고. 그렇게 빠져버리게 되니 주변은 신경쓰이지 않게 되어버리더라고요. 신나는 노래인데, 즐거운건데, 공부하는것에 비해 집중하는것쯤이야. 그렇게 한 곡, 두 곡을 들은후에, 과거에 생각했던 부정적인 생각을 다시 하게되면 어느새 적응된 나의 몸은 그 생각에 면역이 되었는지 무덤덤해집니다.

뭐, 앞으로 늘 겪을일일텐데 어쩌겠어요.

저 부정적인 생각만으로 이 길을 포기하기에는 저 대학교를 가고싶은 열망이 더 큰걸요.


아직 많은 시련이 남아있겠지만 당시의 저는 저렇게 극복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이것이 적용이 된다면, 자기계발서같은것들이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겠지요? 그렇기에 하나하나 찾아가는 겁니다. 때로는 이렇게 접근해보고 저렇게 접근해보고 요렇게 적용해보고 조렇게 적용해보고. 그것들이 쌓인다면 어려움이 닥쳐도 극복할 수있는 방법이 하나둘씩 늘어나게 될겁니다.



평소는 물론 생애 마지막에도 기쁨>슬픔이란 등식이 성립하도록 저는, 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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