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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아온 Jan 15. 2017

고3이라는 것.

고3이 된다는 것.

이 글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Title : 고3이라는 것.
1. 고3이 된다는 것.
2. 고3을 보낸다는 것. 
3. 고3을 끝낸 다는 것.



고3이 되기 조그음 전 지금 날짜로 따지면 약 1년이 조금 부족한 날의 일이다.


대학교 입시란 단어는 각각의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지만 사실은 곧 두 글자에 의해 결정된다. '수시'와 '정시'. 이래라저래라 말이 많지만 사실 보면 그 의미는 간단했다. '정시'란 오로지 대학 수학능력시험을 위주로 결정되는 것이고 '수시'란 그 외의 것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대학교는 중요하다. 청소년을 자식으로 둔 부모, 혹은 아직 대학을 보내지 않은 자식들을 가진 부모님 중 '대학에 따라 인생이 결정된다고 믿습니까?'라는 단순한 질문에 사실적으로 '네'라고 답하는 사람은 굳이 비율로 따지지 않아도 많기 때문이다.


'아니요.'라고 답할 수 도 있다. 그러면 '대학은 중요한가?'란 질문에 당신은 어떻게 답할 것인가?


사실적으로 '네'라고 답하는 어른들은 열에 여덟 이상은 될 거고, 청소년들은 아홉이 넘을 것이다.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하지만 사회적으로 압박을 받든, 개인적으로 자신을 무겁게 내리누르든 그리 답하는 현실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일단 '대학'은 당신 머리를 크게 짓누르고 있을 것이다. '일단'은 결국 임시, 하지만 임시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장애물이다. 




나는 그 '정시'와 '수시'란 두 글자의 기로에 놓여있었다.


쉽지만 어려운 결정이었다. 고등학교 2년 동안의 세월로 '수시'를 축적해왔고 나 또한 '수시'에서의 학종파*에 속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간다면, 2등급 대학을 3등급이 갈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에 홀랑 넘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결국 내신*이 돼야 하는 법. 성적을 보고 이대로 간다면 지방 4년제 대학에 들어가야 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들은 나는 깔끔하게 포기했다. 결정이 빠르면 빠를수록 '정시'에 올인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정시'를 택했다. 즉, '도박'에 걸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3학년 1학기 때에 내신에 집중하여 올렸다면 변방의 경기도 4년 제라도 갈 수 있었다는 느낌은 든다. 하지만 그 당시에 나는 2년간 4번의 시험에서 내신의 치열함을 깨닫고 내신의 기로에서 내려왔었다. 전교 1등의 내신이 1.5였다. 작년을 기준으로 한다면 그 정도의 성적은 연고대 혹은 바로 밑의 성균관이나 서강대를 갈 수 있는 성적이었다. 즉, 서울대의 웬만한 과는 당연히 갈 수 없었단 셈이 되었다.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임에도 그 당시에는 그 일이 마치 자신에게 영향을 주는 듯하여, 위도 치열하니 중간도 치열하지 않겠냐는 생각이었다.




결정이 내려지니 행동은 빨랐다. 이를 엄마에게 알리고 문제집을 사고, 계획을 짜며 고3을 어떻게 보낼지 생각했다.


정시란 건, 특히 이 시대의 정시라는 것은 외로운 길이다. 차차 윤곽을 드러내는 수시와는 다르게 정시는 아무런 결정이 된 것이 없었다. 6월, 9월 모의고사 성적? 그런 것은 단순한 '예측'에 불과했다.


내 2년간의 세월을 버리는 것과 다름없었다. 내가 준비한 것은 내신을 준비하기 위한 공부였지 수능을 준비하기 위한 공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같다고?


나는 '기초'만 같다고 보았다. '응용'은 달랐다. 그럴 수밖에 내가 보기에는 수능은 항상 문제마다 다른 '응용'을 꾀하려 노력하고 있었으니까.


'응용'이 같다고? 그러면 어째서 고3 아이들은 같은 문제를 반복하면서 푸는데도 성적이 올라가지 않는 걸까-.


같은 문제들을 풀면서 하나도 모르는 그들이 멍청한 걸까?



내신 - 학교 성적. 중간고사, 기말고사 성적이 이에 포함.

학종파(학생부 종합전형파) - 학교 성적, 동아리 활동, 진로 활동, 창체 활동, 수상경력, 봉사활동, 출결상황, 자기소개서 등을 포함한 내용으로 지원하는 전형중 하나,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을 평가할 수 있다고 최근 늘려가고 있는 추세. 하나, 말은 여전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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