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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oung Sep 07. 2020

'하고 싶다.'가 생겼다.

안식년을 마치고 글을 쓰고 싶어졌다!

  나는 교사다. 어느덧 교직 생활을 시작한 지 4년차가 되었다. 임용고사를 합격하고 설레이며 가슴 졸여하며 학교 출근을 하던 1년차에서 지금은 꽤 익숙하고 능숙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4년차의 내가 있다.


  나는 항상 인생의 주기에 하고싶은 게 엄청 많아지는 시기가 있다. 한편 하고 싶은 게 아예 없는 스스로에게 쉼을 주는 안식년의 해가 있다. '매년 매일매일을 열심히 부지런히 뛰면 너무 숨이 차고 힘들지 않나?, 때론 쉬어서 갈 필요가 있지!' 여유를 즐기고 여러 감각 세포들을 깨워서 감정을 느끼면서 쉬엄쉬엄 사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스스로에게 합리화 적인 외침을 부르지으며 안식년의 해를 내 스스로에게 주곤 했다.



대학생 때 꿈은 교사가 아니였던 지라, 내가 하고 싶었던 언론인이 되기 위해 필요했던 다양한 경험들 때문에 정말 하고 싶은 버킷 리스트가 참 많았다. 그 덕에 대학생활 만큼은 정말 다양한 경험과 활동을 하며 풍요롭게 열심히 보냈다. 하지만 언론인이 나와는 안맞다는 최종 결론을 내린 후에는 자체 안식년에 돌입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정체성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꿈이 없는 친구들과는 달리 초등학생 때부터 확고하게 있던 나의 언론인이라는 꿈은 내 분신이었기에 그 꿈을 포기하기로 결정하는 순간 나는 나를 잃어 버렸다.


25살때였다. 모두가 졸업을 하고 각자의 분야에 사회적으로 진출하여 자리잡고 있던 동기, 친구들 사이에서 난 그저 방관자였고 어느것 하나 시도 혹은 노력을 위한 활동을 일절 하지 않았다. 청춘은 도전이라고 외치는 사람들은 '뭐라도 해보면 뭐든 남는 것이 있다'며 나를 아무것도 안하는 한심한 무능력자로 만드는 말로 나를 계속 옥죄였다. 하지만 난 뭐든 해볼 기운조차 없어 스스로에게 안식년을 길게 주었다. 사회활동 하기에 바쁜 이 시기에 2년간의 안식년을 보냈고, 난 나에겐 교사가 적합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런 안식년을 가능하게 기다림과 사랑으로 나를 믿어준 부모님께는 지금까지도 무한 감사와 존경을 표하고 싶다.)  결국 난 2년간의 고시생활 끝에 교사가 되었다.


고시 생활 2년간 참 열심히도 살았다. 다들 열심히인 고시생활에서 스스로를 가혹하게 채찍질하면서 후회없는 하루하루를 보냈다. 뒤늦게 찾은 꿈을 이뤄 만족감과 풍만한 마음으로 행복한 교사생활을 시작했다. 교사가 되면 하고 싶은 일이 참 많았다. 예전의 내 대학생활 첫 새내기때처럼. 하지만 항상 이상과 현실은 다른법. 내가 하고싶은 일들을 잘 하지 못하는 현실에 부딪히기도 했고, 다소 학군이 좋은 학교가 아니여서 나와 다른 학창시절의 교육환경에 충격을 받으며 그동안 내 스스로에게 자체 파업인 안식년을 주었다.



기나긴 안식년을 지나니 하고 싶은게 많아지는 해가 다시 찾아왔다. 바로 올해 지금이다. 하고 싶은 것 중 최고로 하고 싶은 것은 글쓰기다. 교직생활을 시작하면서 항상 작은 응어리 같은 작은 꿈이 있었다. 내 삶에서 만나는 학생들과의 아름다운 교직생활을 글로 남겨서 다른 사람들에게 현장감 있는 교육의 현장, 가슴 따뜻한 사제관계와 학교생활을 널리널리 알리는 것이다.


이런 작은 꿈을 갖게된 이유는 딱 하나다. 모두가 교권이 추락하는 교실상황의 안좋은 기사와 사건 뉴스를 보고 다들 교사라고 하면, 대뜸 하는 소리가 "요즘 많이 힘드시죠? 아이구.. 고생하시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내가 선택한 내 직업에 대한 사명감 떄문인지 다른사람들 눈에는 힘들어 보일 수 있는 일들이 내게는 힘듦보다 학생들이 성장해가는 과정중 하나라고 생각했기에 힘듦이라고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 당장은 힘들고 괴로워도 결국 나중에 돌이켜 보면 성장 한 후 나타나는 제자들을 보면서 "아, 보람차다. 이런 이유로 내가 교사를 선택했지. "라는 생각으로 가득차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가슴 벅참과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글을 쓰고 싶어졌다. 더 이상 미루고 싶지 않다. 틈틈히 성장중인 나의 학생들과 그 성장 속에 등장하는 내 모습을 글로 남기고 싶어졌다. 항상 좋은 일만 있진 않다. 때론 속상하고 섭섭한 일로 참 힘들다를 느끼는 이야기가 있을 지라도, "요즘 많이 힘드시죠? 아이고.. 고생하셔 요즘 선생님들"이란 말보단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 덕분에"라는 이야기를 나누는 작은 덕담이 만연해지는 사회를 꿈꾸며 글을 시작해보려한다.


오랫만에 강렬한 '하고 싶다'동기가 생겼다. 나도 뭔가 제대로 '하고 싶어졌다'의 마음이다. 지금, 내 마음 내 이야기를 기록해두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삶을 공유하고 공감을 나누고 싶다. 비록 두서 없는 첫 글이다만 코로나 시대에 유투브를 보며 자기 분야에서 당당하게 자수성가하고 새 길을 모색하여 당당하게 멋지게 살고 있는 다른 젊은이들의 삶을 보면서 자극받아 나도 뭔가를 제대로 하고 싶어졌다. 몇 년간 묵혀두었던 나의 버킷리스트를 4년 만에 시작하게 큰 동기를 부여해준 아옳이, 이슬아작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20년 8월 22일 11시 55분


#교사일상 #학교이야기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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