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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이 열리는 순간

by 카이

결혼 초 우리 부부는 서로의 손을 잡고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지만, 성관계라는 문제는 부부 사이에 흐릿한 거리감을 남겼다. 나는 이유 없이 성적 욕구가 크지 일지 않았고, 아내는 그로 인해 자신이 여자로서 부족하다고 느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녀의 아픔 앞에서 나는 미안함을 느끼며, 어떻게 하면 부부 관계를 더 깊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다.


시간이 흘러 둘째 아이가 태어났던 그때, 내 삶에 큰 변화가 있었다. 15년 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전역한 나는 익숙한 환경을 떠나 아무 연고 없는 대구로 이사를 했고, 모든 것이 낯설었던 그곳에서 가족은 나에게 더 소중한 보금자리로 다가왔다. 둘째의 웃음소리가 가득 찬 집에서 나는 이전보다 아내와의 교감을 더 갈망하게 되었다. 다른 이들은 아이가 태어난 후 부부 관계가 멀어지기 시작한다고 했지만, 나에게는 오히려 새로운 문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나는 여전히 부부관계에 보수적인 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본 산부인과 의사의 유튜브 영상이 내 사고의 틀을 흔들었다. 여성의 성적 매커니즘과 성관계에서 교감의 중요성에 대해 알게 된 나는 그 이야기를 아내와 함께 나눴다. 그리고 그 대화는 우리 관계의 전환점이 되었다. 우리는 더 과감하고 솔직한 태도로 서로를 대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아내는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내 마음가짐이었다. 나는 아내의 몸과 마음을 온전히 존중하기로 했다. 이런 나의 모습에 아내는 안정감과 신뢰감을 느꼈고, 우리 관계의 새로운 기반이 되었다. 이제 우리는 성생활을 넘어 일상 속에서도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결혼은 정체된 상태가 아니라 끝없이 진화하는 여정이다. 작은 배려와 대화에서 시작된 변화는 우리를 더욱 단단히 연결시켰다. 나는 이제 사랑이란 서로를 이해하고, 기다리며, 함께 성장하는 과정임을 믿는다. 그리고 그 여정 속에서, 우리는 날마다 더 깊은 사랑의 의미를 발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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