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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가영 Dec 30. 2024

2024 삼쩜삼 해커톤 대상 후기

인생 첫 해커톤의 생생한 후기


해커톤 하면서

리프레시하기

회사 업무 중에 사내 해커톤 모집 공고가 올라왔다. 우리 회사에서 처음 진행하는 해커톤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상금이었다.

'저 상금은 인당 303만원일일까,팀당일까, 세전일까, 세후일까' 잠깐 스쳐 지나가는 생각을 하다가, 남일이라 생각하고 다시 본업으로 돌아갔다.


같이 일하고 있는 디자이너 소정님이 자리로 와서 해커톤에 참여하자고 제안했다. "다른 서비스를 만들면서 리프레시도 하자"며 설득했다.


덜컥 참여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디테일한 기획도, 매니징 없이도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다면 다른 직군도 기획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PM입장에서는 기획을 잘해도 본전, 못하면 창피할 것 같았다.


대학생 때도 해커톤에 참여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IT업계에서 해커톤 한 번도 참여 안하면 후회할 것 같았다.  "에라 모르겠다" 마음으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








대학생 때

해커톤 한 번 참여 안 한 사람들이

'서른 즈음'에 모여

팀이 되었습니다.

참여한다고 의사를 전달하고 소정님이 우리 회사에서 귀하디 귀한 앱 개발자 2분을 더 섭외하여

총 4명의 팀원을 구성했다.

- Product Manager: 1명

- Product Desginer: 1명

- Mobile Develper: 2명


92, 93년생이 모인 우리 팀은 "서른 즈음에"로 정했다. 저희 서른 즈음인 거 맞죠?ㅎㅎ





이왕 하는 거

무조건 재미있게

도파민 나오는 서비스로!

팀원들에게 각자 해커톤에서 하고 싶은 것을 물어봤다.

회사에서 합법적으로 딴짓(?)을 할 수 있는 1박 2일의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므로, 모두가 즐겁게 참여했으면 했다.


팀원들이 만들고 싶은 서비스는 아래와 같았다.

- 호영: "제가 삼쩜삼 환급 미대상자라서, 소비 데이터를 활용하여 미대상자도 사용 가능했으면 좋겠다."

- 희욱: "인터렉션 있는 재미있는 서비스였으면 좋겠다.

- 가영: "자극적인 소재인 소득 데이터를 활용하여 도파민 나오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 소정: "실제로 자사 서비스에 활용 가능한 유용한 서비스를 만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모두의 아이디어를 종합하여

+ 우리 회사에서만 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활용하고

+ 회원 정보를 기반으로 한 <명리학>을 접목하여

소득. 소비 내역을 기반으로 한 맞춤 재물 운세 서비스를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해커톤도

목표, 문제가 명확해야해!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점심시간을 활용하여 Kick -off를 진행했다.


해커톤처럼 짧은 시간 안에 결과를 내야 하는 프로젝트에서는, 서비스 흐름에 대한 팀원들의 이해도가 같아야 의사결정도 빠르고 업무 효율도 극대화될 것 같았다.

소수정예로 다 같이 서비스에 머리를 맞대고 생각하니, 아이디어가 계속 디벨럽 되면서 모두가 함께 만드는 느낌이 들었다.


서비스의 방향성이 산으로 가는 것을 방지하지 위해 회의 내용을 기반으로 목표, 문제, 해결을 위한핵심 서비스를 담은 product brief를 간략하게 작성했다.


서비스를 만들다 보면 목적을 잃고 '이거 왜 하는 거지?'라는 순간이 찾아온다.

특히, 중간중간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 '우리가 무엇을 해결하려고 했더라?'를 생각한다면, 빠르게 결정할 수 있다. 이건 이 회사에서 배웠던 레슨런 중 하나였다.


Product Brief에는 다음을 간략히 정리했다.

1. 자사 서비스의 문제를 기반으로 한 해결방법 고민

2. 기존 운세 서비스의 페인 포인트와 우리 서비스의 차별점

3. 서비스 확장성

그리고, 만드는 팀원도, 서비스를 이용할 고객도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포인트를 고민하며 방향성을 잡았다.


낙서 같지만 점심시간 20분 동안 진행한 킥오프
서비스 목적을 잊지 않기위해 작성한 product brief









해커톤 D-DAY!

사무실 한 층의 회의실과 라운지에 팀별로 자리를 잡고 각자 치열한 논의와 구현이 진행되었다.







'내가 부자가 될 상인가?'

서비스 소개

해결하려는 문제는 “환급 미대상자 고객 경험”이었다.

삼쩜삼에 환급을 기대하고 왔지만 환급액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실망한 채로 바로 이탈하는 경우가 많다.


고객은 환급 이외, 고객의 관심사는 무엇일까?를 먼저 고민했다.

본인의 소득/소득 데이터라고 생각했다. 이전에도 소득 인증서나 고객의 5개년 소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리포트와 소비 리포트가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적이 있었다.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서비스를 아래와 같이 정했다.

고객의 생일, 성별 정보로 파악한 사주 오행과

5개년치 소득/소비 데이터를 결합하여

신뢰도 있는 개인 맞춤 재물 운세를 제공하여 미환급 대상자 경험을 개선하고자 했다.


기존 운세 서비스와의 차별점은 명리학의 전통적 접근에, 신뢰할 수 있는 고객 데이터와 AI 기술을 결합했다는 점이다.




핵심 고객 경험

미환급 페이지에서 지난 5개년치 소비/소득 데이터를 분석하고, 사주 오행을 결합하여 앞으로의 총운 분석을 제공한다. 분석 결과는 앞으로의 25년 재물 운세 뽑기로 확장하여, 대길~대흉 운세에 따라 추가 포인트를 받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로써 단순 환급 여부를 넘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며 이탈을 줄이고자 했다.





<생생한 해커톤 진행 과정>


1.

빠르게 확정된 기획을 넘겨야 한다.

해커톤 개회식이 끝나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기획과 전체 플로우를 빠르게 디자이너에게 넘겨야 개발팀이 작업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날까지 완성된 제품을 시연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기획을 뒤엎어지는 상황은 없어야 했다.


다행히 사전에 서비스 목적과 플로우에 대해 팀원들 모두 같은 레벨로 이해하고 있었기에, 초기 진행사항을 크게 변경해야 하는 일은 없었다. 덕분에 빠르고 효율적으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







2.

더 나은 뽑기 인터렉션을 위해

'흔들기' 개발 열정

우리 팀은 앱 개발자분들과 함께 했기에, 앱에서만 할 수 있는 인터렉션을 고민했다.

그 결과, 폰의 기울기 센서를 활용한 뽑기 요소 넣었다.


팀원들은 더 재미고 자연스러운 뽑기 경험을 위해 열정적으로 논의를 이어갔다.

최종 아이디어는 아래와 같다.


뽑기 통에 대물~대흉까지 공이 있고,

폰을 10초 내에 뽑기통을 흔들어

25년의 재물운세를 뽑고

운세에 따른 포인트가 지급되는 흐름이었다.


이 뽑기 기능을 통해 웹 이용 고객이 1)앱을 설치하게 유도하거나, 2)한 번 더 뽑기 위해 친구를 초대하도록 설계했다. 서비스 확장성을 고려한 아이디어였다.

 폰을 흔들어 대길이 들어있는 노란색 공을 뽑을 수 있다.
뽑기(흔들기) 인터렉션에 매우 진지했던 우리 팀
뽑기 흔들 때마다 햅틱도 넣고 싶었으나, 내년 백로그로 넘긴다는 개발자분 ㅎㅎ








3.

디테일을 위한

디자이너의 새벽 열정

다음날 출근하니 도착한 슬랙 메시지.

"어제 퇴근 후 새벽에 로딩 페이지를 만들어봤어요."


디자이너 소정님은 서비스에 어울리는 로딩 페이지를 하나하나 정성 들여 그리고, 이를 영상으로 제작했다고 했다. 사내 디자인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서비스 무드에 맞는 새로운 스타일의 디자인 요소를 직접 만들어냈다. 그 열정 덕분에 위트 있고 독창적인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었다.








확장성을 강조한 

발표 및 시연

1박 2일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서 효율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해피 케이스만 개발하고 나머지 세부 액션과 서비스 확장성을 보여주는 플로우는 PPT로 대체했다. 이 전략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발표에서는 서비스의 활용도를 강조하기 위해 바이럴 요소, 앱 설치 유도, 스크래핑 유도, 마케팅 고객 경험까지 포함하여 설명했다.


이를 통해 서비스가 단순한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 가능하다는 점을 강하게 어필할 수 있었다.






누락된 줄 알았던 우리,

대상 타다!

심사 내내 '서른 즈음에' 팀 호명이 되지 않자, 정말 수상에서 누락된 줄 알았다.
마지막 순간, 대상 즉 1등에 우리 팀이 호명되자 우리 팀 모두 놀랐던 날이었다.


해커톤 진행하는 내내, "우리가 하고 싶은 거 다하자" 마인드였기에 수상에 욕심이 정말 없었다.

오죽하면 추억 영상이라도 남기려고 1박2일 동안 영상을 틈틈이 찍기까지 했다.

덕분에 다들 웃고 즐기며 해커톤을 진행했고, 옆 팀에서 "정말 즐거워 보여. 근데 점점 미쳐가는 것 같아."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심사 위원분들께서 1등으로 뽑힌 이유를 소개해주셨다.

1. 자사의 문제점에서 출발한 해결방법

2. '사주'라는 신선한 키워드 접목

3. 앱 설치 및 핵심 환급 서비스 기능까지 고려한 서비스 확장성


수상소감 요약:

- 소정: "저희 팀 수상에 누락된 줄 알았어요."

- 가영: "팀원 모두가 하고 싶은 서비스를 만들어서 뿌듯합니다. 본업에서 1년간 몰입해야 하는 서비스가 있었는데, 해커톤에서 숫자 압박 없이 하고 싶은 걸 다 해서 너무 즐거웠어요."

- 희욱: "1박 2일 동안 뽑기, 흔들기 기능 개발만 집중했었는데요. 팀원들 덕분에 1등 한 것 같아요."

- 호영: "즐겁게 하니 1등도 했네요! 평소에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해커톤에서 그런 기회를 얻어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마치 휴가 다녀온 것처럼 리프레시된 기분이에요."






즐기는 자
이길 수 없다

1등의 비결은 아마도 팀원들과 마치 놀듯이 논의를 이어갔던 덕분인 것 같다.

서로 부담 없이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고,
각자가 원하는 것을 서비스에 녹여냈기에, 모두가 주도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120% 해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분위기도 좋아졌고, 그 에너지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이번 해커톤을 통해 본업에서도 적용할 깨달음을 얻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즐기는 태도가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깨달았습니다.

혼자 고민하지 말고, 팀원들과 함께 논의하며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일한다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즐기자!"를 실천하는 건 어렵다.

그럼에도 의식적으로 '즐겁게 일하자!'는 마음가짐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했다.








내년 해커톤을 기약하며.

추억이라도 남기자며! 틈틈이 찍었던 영상 모음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어요)
내년에도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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