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랩탑이 병 걸렸나?

오늘도 나는 달린다.

by Younggi Seo







이제 나이 서른 막바지, 꺾이기 직전인데 다행히 당선된 대통령 후보가 본인이 내건 공약에 대한민국의 나이를 만으로 통일시키겠다고 나와있었다. 그렇다고 필자가 그 공약 하나 때문에, 소중한 한 표를 투척했다는 말이 아니다. 대선 후보 토론 2차였나, 후보자 중 과학기술에 대해 묻는 서로의 공략과 질의 답변에서 예상과 달리 그분의 입에서만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가 나왔다.



커뮤니케이션에서 짧지만 구체적인 단어의 힘은 의외로 상대방을 쉽게 동조시킨다. 오늘도 나는 영어회화 전문학원의 레벨 테스트를 마치고 다음 레벨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지는 분사 구문에 대해서 환기했다. 하루 안에 한 레벨을 두 번의 레벨 테스트 끝에 패스했다. 통과한 레벨 테스트에서는 후회의 표현으로 많이 쓰이는 구문에 대해서 필자가 다른 글로벌 외국인 학습자들을 압도하는 피드백을 받았다(즉 나만, Perfect!). 그런데 이 학원의 영국에서 온 여강사님과의 첫 번째로 가졌던 오프라인 레벨 테스트에서는 그녀의 기가 드센 건지 무언의 압박감이 장난 아닌데, 나와 함께한 한 청년이 많이 버벅거려줘서 상대적으로 영어빨이 좀 먹혔나 기대했더니만, 둘 다 Repeat!



필자는 영어회화 전문학원 원어민 강사라고 결코 기가 꺾이는 편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에게 내가 던진 질문에 대한 답변이 맞는지 확인하면서까지 그들의 말 하나하나를 검증하려 드는 편이다. 그것이 만약 인지도가 높은 텍스트와 차이가 난다면 바로 컴플레인 걸고, 항상 그들의 공신력에 대해서 의심을 주저하지 않는다. 적어도 한국인으로서 그래야만 한다. 모국어에 대한 자존심(우리 한글, 조사 하나로 얼마나 자유자재로 문장을 만 들 수 있는가? 아, 세종대왕님 감사합니다!)이 있다면, 영어가 내 생각의 요체로 남지 않는다고 원어민에게 쫄 필요가 없다. 한국인은 항상 한국어로 그 영어가 맞는지 아닌지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라는 언어의 외피에 둘러싸인 목소리가 반드시 신뢰와 설득력을 가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늘이 그 예다.



첫 레벨 테스트의 스몰 토크였다. 강사는 우리에게 좋은 친구란 어떻게 묘사할 수 있는지부터 간단하게 질문했다. 나 혼자, 'Easy going, Friendly, and Trustworthy.' 내뱉었는데 말하는 족족 강사는 화이트보드에 그 단어를 적었다. 함께 참여한 청년이 'Warm-hearted'라고 말했다. 그러자 강사는 그 반대말로 'Cold-hearted'도 있다고 설명해줬고, 동시에 내가 그것을 'Hard-boiled'라고 표현해도 되냐고 물었다. 그러자 왈,, 달걀에게만 쓰이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Philp calls her Mrs. Hardboiled, " laughed Christy.



한국에서 페이퍼북으로 많이 읽히고 있는 'HOLES'를 쓴 Louis Sachar의 'Someday Angeline'이라는 원서에서 발췌한 표현이다. 안 쓰길 뭘 안 쓰나? 누굴 문외한으로 아나? 하드보일드 장르라고 하면, 터프한 형사의 누아르와 비슷한 스타일의 추리소설 말하는데,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을 Hardboiled라고 표현하기도 하고만... 영국에서는 잘 안 쓰나? 미국식 형용사인가?



어쨌든 레벨 리피트를 준 그 강사의 신뢰도는 떨어졌다. 근래에 나의 노트북이 부팅 이후 윈도 화면이 뜨면 마우스 커서가 화면 왼쪽 구석을 스스로 끊임없이 클릭해대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평일 내내 학원을 출석해가며 매일 학습 유니트 한 단계씩을 떼고 어렵싸리 테스트 준비를 마쳤고, 커뮤니케이션에서 전혀 지장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리피트(67점)'를 줘서, 오늘 바로 온라인 레벨테스트를 예약해서 해당 레벨 테스트를 총점 '89점'으로 넘겼다.


Oh my goddess~



원래는 일잘 번역된 해설도 또 이것을 영작할 연습의 타이밍도 주지 않는 이 학원을 떼려 치고, 아이엘츠 시험 대비에만 중점으로 하는 학원으로 옮길까 했다. 하지만, 이 학원의 현재 레벨이 아이엘츠 오버롤 8점과 상동이라는 마케팅 수법에 넘어간 거는 둘째 치고, 주로 영국인과의 스피킹 테스트를 하는 실제 아이엘츠 시험의 스피킹 연습을 염두에 두고 영국인이 다수인 이 학원을 고집하고 있다. 이 학원의 콘텐츠는 필자가 느끼기에는 훌륭하다. 캠브리지 출판사의 아이엘츠 교재 모범답안이나 샘플 답안의 수준과 비교할 때, 이와 비슷한 어감이 느껴지는 고등학교 수준의 원어민이나 영어가 모국어인 아시아인이 쓴 수준의 내용들이다. 왜냐면 자세히 읽어보면, 한국인이 자주 쓰는 한국식 표현의 느낌보다 먼 이국의 다른 외국인이 쓴 영어라는 느낌이랄까, 그런 영어식 표현이 많이 등장한다(이 학원이 설립된 나라는 이탈리아다.). 한국의 영어 저작물에서 보기 힘든 자연스러운 구어체와 문어체가 즐비해서 멀티미디어 학습 때마다 그런 글 문단 단위를 다시 번역해서 이 영문과 같이 영작하기 위할 요량으로 캡처 떠두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보통 레벨 하나 떼는데 2주 정도를 적정기간으로 두는데 본인은 영어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일주일에 하나씩 떼고 모든 레벨을 졸업하고, 계약 당시 얘기한 대로 이번에 학습하면서 시작한 레벨부터 다시 한 바퀴 더 반복학습을 할 요량이다. 영어는 하면 할수록 '반복학습', 그리고 "암기력"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결국 영어의 요체는 암기력이다. 그 암기한 표현에 자신의 실제 감정을 불어넣는 연습을 하는 게 회화이고, 더 나아가 외국인에게 영어는 수학과 비슷한 논리력 테스트와 같은 인지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갑자기 결론이 에베레스트 산으로 갔는데, 영어는 높은 데서 더 넓고 크게 바라봐야 쉬워진다. 시중에서 뭐를 하라, 이것에 집중해야 는다, 저것을 하는 게 올바르다고, 한 고인 물 하신 분들이 피치(pitch)하는 선전문구는 넘쳐나지만 그것만을 놓고 봐서는 틀린 말이 아니다. 텔레비전 대선 후보 토론에서 비친 후보자들이 하는 선거 유세를 각 후보자들을 따로 떼놓고 듣자면 모두 현자고, 미래학자고, 노벨상 후보 저리 가라 감들이다. 각자도생이지만 다 맞는 말씀들이다. 그 맞는 이론들을 전부 합쳐서 딱 하나로 볼 줄 아는 시야를 갖추면, 원어민도 필요 없는 날이 오리라고 필자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