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잘하는 사람 =

= 영어를 잘하는 것이 뭔지를 아는 사람

by Younggi Seo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어떻게 정량적으로 판별할 수 있을까? 네이티브와 몇 시간 동안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는 사람일까? 토익, 토플 등 네이티브 국가에서 인증하는 시험에서 고득점을 맞는 순일까? 아니면 아침마다 들리는 AFKN 라디오 방송을 듣고 옆의 좌석에 앉은 사람에게 해설해줄 수 있는 사람일까?



어떠한 결과들을 가지고 영어의 수준을 논하더라도 공통적으로 이러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영어를 잘하는 것이 뭔지 아는 사람이 영어를 잘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말장난하는 것(재귀 구조)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영어를 잘하는 것은 뭔가?



대한민국에서 한 영어 하시는 공인들이 말하는 영어 고수들의 공통점을 긁어모으면, 영어를 가장 잘하는 사람이라고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 공인들이 말하는 영어의 끗발도 각자도생이라면 결론을 내리기가 결국 모호해진다.



어쨌든, 영어는 언어이기 때문에 말하고 듣는 능력(의사소통력, communication)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반문하는 이는 극히 드물 것이다. 그러면 영어 능력의 측정으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항목이 듣기와 말하기이므로 이 두 영역이 뛰어난 사람이 영어를 가장 잘하는 사람일까?



지금 당장에는 영어 듣기와 말하기가 자연스럽지 못하더라도 영어를 네이티브만큼 잘할 수 있는 밑바탕으로 이 두 영역만 주야장천(영어를 하루 종일 듣고 종일 네이티브와 얘기하면)하면 영어를 가장 잘하는 첩경이 될 수 있을까?


천만의 만만의 말씀이다!


인식론적인 오류에 빠지기 딱 좋은 시스템 구조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의 언어 습득법이다. 많은 한국인들이 이해도 되지 않는 영어를 백날 첫날 듣고 그것을 언젠가 이해할 거라는 착각으로 유도하는 시스템 교육을 유도하고 있다.



미국에서 미국 대학생들에게 최초로 영어를 가르친 하광호 교수의 말을 빌리면 영어를 공부하는 데 있어서는 어느 한 영역도 등한시하지 않고 골고루 학습하는 영어학습론을 강조한다. 하지만 그(한국인)가 영어를 가장 잘하는 데 있어서는 리딩 영역의 이해도를 첫 번째로 꼽았다.



영어를 잘하는 데 있어서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그리고 문법까지 어느 한 영역도 그 중요성을 간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떤 특정 분야에 얽매여서 그 영역을 주력하면 자연스럽게 언어 능력이 신장될 거라는 맹신론에 빠지지는 말자.



어떤 영역이라도 게을리하면 안 되지만, 활자를 보고 바로 이해할 수 있는 독해 감각이 없다면 사실 외국인에게 있어서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기가 힘들 것이다. 유일하게 동양인이 네이티브들보다 더 정확하고 더 빨리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강점을 강화하는 게 오히려 약점을 보완하는 것보다 하나의 분야를 마스터하는 지름길이라고 자기 계발 서적의 대부분이 강조하는데 본인은 듣기와 말하기를 할 시간에, 가령 현재 자신의 독해 수준이 10점 만점에 7.5점이라면 이것을 12점으로 끌어올리는 데 역점을 두겠다.



만약 자신의 독해 수준이 정말 네이티브 대학 교수 수준 이상이 된다면 다른 영역도 안 당겨가려야 안 당겨갈 수가 없다. 즉, 상대적으로 리딩이 그 사람의 언어 수준에서 독보적이라면 다른 영역도 평균 이상의 능력으로 끌어올 수가 있다고 추측하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한국인의 영어고수들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영작에서 자신의 영어능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이 읽느냐(인풋량)에 따라 자신의 작문 능력 또한 결정된다.


동시 통역가가 결국 갑 오브 갑 영어 능력자 아닐까? 위의 '영어 원문을 보고'는 '원어민의 말을 듣고'로 바꿀 수 있다.


어쨌든 이 글의 질문에 대해서 고민하다가 말이 장황해졌는데, 영어를 가장 잘하는 고수로 즉각 판가름할 수 있는 것은 모국어로 의사소통한 내용을 바로 네이티브들이 말하는 방식으로 스스럼없이 통역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 즉 '동시 통역가'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말도 잘 이해해서 이것을 원어민들이 일상에서 쉽게 표현하는 말로 마이그레이션(migration, 이민; IT 정보 분야에서는 플랫폼 자체의 이전)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정성(감각)적으로 원어민과 동급인 한국인으로 치켜세울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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