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주식과 부동산 같은 매개를 토대로 생긴 소득이 내 노동력을 투자한 노동소득 대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는 현실이 찾아왔다. 성공사례는 소수일 수도 있지만 내 옆 동료이자 내 이웃이기도 했다. 비트코인으로 억 단위 소득을 얻거나 주식과 부동산으로 억 단위 시세차익을 남겼다거나, 영웅담 마냥 퍼져나간 일화들은 심리적 박탈감으로 다가왔고 노동 세계에 발을 들이고 있던 수많은 노동자들을 번아웃으로 몰고 갔다.
열심히 일하면 좋은 날이 온다던데....?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휙하니 바뀌어가는 변화무쌍한 시대에 회사만 바라보고 일하는 사실이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가만히 있어도 들어오는 불로소득을 손만 뻗어서 잡을 수 있다면 모두가 부자가 되었겠지만 세상은 각자의 상상보다 냉정했다. 그리고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해 침체된 경기로 회사인들의 존속까지 위태로운 상태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당장 내일 퇴직을 할 수도 당할 수도 있는 이런 시점에서 우리는 각자의 도생을 위해 평생직장의 의미에 대해 한번쯤은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었다.
2. 평생직장에 대한 한국인들의 생각
평생직장이란 말 그대로 평생 다닐 수 있는 직장을 의미한다. 어쩌면 내가 이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고용불안 없이 다닐 수 있는 직장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가? 평생직장은 커녕 10년 직장도 힘들 수 있음에 생계가 막막해지는 우리 직장인들이 늘어만 가고 있다.
얼마 전 잡코리아에서 2019년에 발표했던 글에 대해 정독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다른 그 어떤 글보다도 하기 문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한국은 젊을수록 평생직장에 대한 개념이 유효하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1월에 잡코리아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20대에서 40대 직장인 1,170명을 모집단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평생직장의 존재에 대한 질문이었고 46.6%가 아직은 평생직장이 유효하다고 의사 표명을 한 반면 53,4%의 과반수 이상이 평생직장은 없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평생직장이 없다고 대답한 사람의 연령층이 20대 51%, 30대 58%, 40대 68.9% 였으며 이는 연령층이 낮을수록, 즉 젊을수록 평생직장을 믿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3. 통계적 결과의 체감적 사실의 모순
해당 칼럼을 보고 즉흥적으로 밀레니얼 세대(90년대생 이후) 후배들에게 평생직장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았다. 사적으로도 심도 있는 시간을 가졌던 후배들이라 가식 없는 대답이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에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평생 다닐 수 있는 직장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야 평생 다니죠
이 대답의 요지는 지금 속한 조직에 조금이라도 불만이 있을 경우가 크다. 많은 사회, 많은 조직을 겪지 못한 우리 입장에서 지금 이 곳, 이 장소가 기준점이 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 후배는 유튜브 콘텐츠 구성을 통한 수익창출을 위해 내년 퇴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때 가족 같은 조직문화의 직장이 선호받던 시절은 분명히 존재했다. 충성심과 애사심으로 버티다 보면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겠구나 라는 기대심리 하에 우리 부모세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아직까지 직장인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들은 다르다. 돈에 구애받기보다는 평등함과 공정함을 추구하고 원하는 바가 명확해 본인들의 의견을 잘 표출할 줄 안다. 솔직함 속에 Give & Take가 확실하기에 자신들의 의사에 따라 직장도 변경할 수 있다는 말이다.
모든 밀레니얼 세대가 그렇다고 일반화하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필자 주위에 있는 후배들의 의견에 따라 본인이 체감하는 바는 통계적 결과와는 조금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임에 모집단 통계는 항상 그럴 수 있구나 정도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4. 계산 적보다 나를 위한 적극적인 자세
직장 내 실무자들이 위에서 얘기한 밀레니얼 세대들로 대체되고 있다 보니 조직문화도 많이 탄력적이고 유해지는 추세이다. 하지만 기성세대들 포함한 모든 우리 직장인들은 과거 트렌드보다 현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평생직장이란 단어 자체가 잔인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자유가 없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내가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해도 회사가 나를 평생 거두어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회사에 최선을 다하지 말란 것은 아니지만 당장 내일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면 내 생사를 책임질 PLAN B 정도는 확보해야 하지 않을까?
회사 내에서 득과 실을 따지며 계산적인 직장생활을 하던 우리의 생태계를 조금은 변화시켜 볼 필요가 있는 세상이 되었다. 나를 위한 것이 어떤 것인지, 내가 좋아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찾아가는 과정에 조금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지는 않을까? 소위 콘텐츠 하나만으로도 먹고살만한 세상이니까 평생직장이라는 감옥 같은 단어 속에 우리 스스로를 구속시키지 말자.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직장, 언제라도 아쉬울 것 없는 나. 월급은 받는 만큼 일하라고 회사에서 주는 게 월급이다. 미래 가치를 기대하며 더 많은 인풋을 쏟기보다 책임감은 가지되 오늘은 나에게 조금 더 최선을 다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