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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훈 Mar 21. 2023

노을

작은 행복이 나를 풍요롭게 해주길...

내가 지금 다니는 회사는 바다랑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그래서 이맘때쯤 회사일이 마무리 되는 시간이면 날씨가 좋을 때에는 예쁜 낙조를 볼 수가 있다.

해가 떨어지고 나서는 시시각각 달라지는 자연이 만들어낸 하늘의 색깔을 볼 때는

반고흐의 그림을 보는게 부럽지 않을 때도 있다.


서울에서 조금은 떨어진 회사를 다니는게 참 불편했다.

회사에서 셔틀버스를 제공해줘 조금은 편안하게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대부분의 약속은 서울에서 있었고

약속장소에 도착할 때 즈음엔 친구들은 보통 거나하게 취해 있거나

부른 배를 두들기고 있을 때였다.

그래서 참 불만도 많았다.


서울이나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가 그런건 아니겠지만,

바다라면 수도권에서 볼 수 있는 갈색의 바다가 아닌

저 멀리 동해나 남해까지 가서 볼 수 있는 탁 트인 맑은 빛의 바다를 바다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그래서 바다는 동해나 남해지 서해는, 특히나 인천 앞바다는, 바다라고 치면 안된다고

'회사에서 바다 보이면 좋겠다.' 라고 말하는 친구들에게 볼멘소리로 이야기하곤 했다.


하지만 오늘 같이 예쁜 하늘과 바다를 보여주는 날에는

조금은 행복한 느낌이든다.

추운 바람이 쓸쓸한 마음을 가져다주기는 하지만,

이런 추억들이 쌓이고 쌓여 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주길...

잠깐은 행복한 시간이었음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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