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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지 Apr 02. 2024

이렇게 해보면 어때요?

사용하고 남은 용기의 재활용

나는 웬만하면 배달음식을 먹지 않는다. 

간편하고 편리한 내가 주방에 있는 시간을 줄여주는 세상의 맛있는 음식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나는 먹고 나면 생기는 그 많은 포장용기가 너무 불편하다. 다양한 플라스틱 용기 안에 음식보다 더 많이 배출되는 플라스틱, 비닐봉지 등을 보면 답답한 마음이 든다. 


오래전에 미국여행을 갔었는데, 일반 주택에서 나오는 쓰레기 배출 상태를 보고 놀란적이 있었다.

음식점이나 패스트푸드 점은 논외로 하더라도 일반 주택가 쓰레기 배출에 각종 일회용 플라스틱용기가 음식물이 그대로 남은 채로 버려져 있는 것을 보았다.

(내가 방문했던 지역 특성인지는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재활용배출 시스템에 익숙해져서 그런 건지 한꺼번에 버려져 있는 쓰레기가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있었다. 쓰레기장은 얼마뒤 깨끗하게 처리되었지만 지금까지 그 모습은 나에게 약간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때 그 불편함이 요즘 다시 떠오르고 있었다. 코로나 이후 배달음식이 늘어나면서 나 또한 배달음식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음식을 먹고 나면 식탁 위 가득한 플라스틱 용기를 깨끗이 세척하여 분리수거한다지만 마음의 불편함은 지워지지 않았다.

서서히 배달 횟수를 줄여가고 이제는 나 스스로 배달음식을 주문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가끔은 우리 집에 밖에서 사가지고 온 음식 용기들이 남아 있을 때가 있다.

한번 사용하고 버리기 아까운 마음에 깨끗이 씻어서 부엌 한편에 놓아두었는데 오늘 그 쓰임을 발견했다.

인터넷을 보다가 피망씨앗을 기르는 영상을 보고, "이거다~" 하고 먹고 남은 피망씨앗을 심어 보기로 했다.


먹고 남은 용기와 피망꼭지를 준비한다. 용기 뚜껑에 구멍을 뚫고 키친타월을 아래와 연결되게 깔아놓는다. 그 위에 피망 씨를 골라 뿌리고 나무와 흙을 살포시 뿌려준다.

흙의 양이 부족하지만 외부에서 가져오기는 귀찮은 관계로 ^^ 이렇게 만들어진 것은 창가에 가지런히 놓이고 나의 관찰대상이 될 것이다.


1회 사용 이후 더 이상 쓰임이 종료된 플라스틱 용기를 다시 사용함으로써 마음의 불편함을 조금 덜고 시간이 지나서 피망씨앗에 싹을 틔워 글쓰기 한 꼭지로 사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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