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
부엌 한쪽에서 며칠째 싹을 틔우고 있는 감자가 눈에 들어왔다. 감자를 살 때는 금방 요리를 할 것 같았는데, 어느새 시간이 흘러 싹이 나고 있다. 문득 떠오른 생각. 노끼를 해볼까? 이렇게 또 새로운 요리에 도전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단순히 먹는 즐거움에 만드는 재미가 더해졌다. 예전에는 라면을 끓이고, 볶음밥을 하는 정도가 전부였다. 음식점에서 먹던 요리를 직접 해보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작년에 회사를 쉬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나를 요리의 세계로 이끌었다.
어느 날, 아이가 생면 파스타가 먹고 싶다고 했다. 함께 외식했던 기억이 난 모양이다. "그럼, 가서 먹자"라고 했더니, 나가기는 싫단다. 그때 내 입에서 나온 말이 나도 신기했다.
"그럼 아빠가 해줄게."
나는 화공과 출신이다. 화학 실험은 정해진 재료를 정해진 시간과 순서에 맞춰 조합하는 과정이다. 요리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레시피만 있다면, 그대로 따라 하면 될 거라고. 우선 생면 파스타 레시피를 찾아봤다. 그런데 집에 밀가루도, 밀대도 없었다. 당장 가게로 가서 밀가루와 밀대를 사 왔다. 밀가루와 계란을 섞어 반죽하고, 숙성시킨 후 밀대로 밀었다. 결과물은 파스타라기보다는 칼국수에 가까웠지만, 소스에 몇 가지 재료를 추가하니 그럴듯한 파스타가 완성되었다. 아이가 맛있다고 했다. 그 순간, 요리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요즘은 간편식과 밀키트가 정말 잘 나와 있다.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되는 음식부터, 유명한 식당의 대표 메뉴를 집에서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밀키트까지. 하지만 이런 편리한 제품도 누군가에게는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거나, 실패 경험이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도전하는 것보다, 지금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더 안전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은 안전한 곳에서 벗어날 때 변하기 시작한다. 요리를 해보지 않으면 늘 사 먹는 것만이 선택지가 되듯, 도전하지 않으면 늘 아는 것만 반복하게 된다. 간편식으로 다양한 맛을 경험하고, 밀키트를 활용하면서 요리의 성취감을 맛보다 보면, 어느 순간 밀키트 속 재료를 직접 사서 요리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모든 시작은 사소한 계기로부터 온다. 싹이 난 감자를 보며 새로운 요리를 떠올린 것처럼, 지금 당신의 삶에서 작은 변화를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그것이 생각보다 훨씬 맛있는 경험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