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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아 Nov 22. 2021

운명의 수레바퀴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는 연인들

잠들기 전 유튜브에 들어가면 의미없이 검색창에 '타로' 두글자를 쓴 뒤

카드 뒷면, 스톤이나, 이미지를 보고 번호를 선택한 뒤 리딩을 듣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딱히 철썩같이 그것을 믿어서라기 보다, 잔잔한 목소리가 자장가 같기도 하고,

왜 내 연애는 이렇게 안 풀리는지에 대한 답변을 찾아주는 것만 같아 위안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타로에서 종종 등장하는 10번 카드가 바로 운명의 수레바퀴이다.

10은 완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9가 끝과 완성을 의미하기에 10번 은 또다른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고,

다시 돌아가는 윤회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타로 리딩을 한번쯤 들어본 사람이라면, 이 그림이 익숙할 것이다.

항상 재회 타로나 애정타로에서 주로 이 카드가 등장하는데 결론에서 이 카드가 등장하면 맥이 풀리는 느낌도 들고, 기대하는 마음도 들고, 무언가 애매모호한 기분이 든다.

 


수레바퀴 위에는 신전을 수호하는 스핑크스, 수레바퀴를 떠받들고 있는 건 죽음의 신 아누비스이다.

스핑크스와 아누비스가 나온 것은 생과 사는 무한히 반복된다는 것이며 영원을 의미한다.

수레바퀴에는 영어 알파벳으로 적힌 'ROTA(TARO)' 외에  히브리어로 적힌 글자가 있는데 이 글자는 '야훼'이며 여호와를 뜻한다.


카드 모서리에 위치한 천사, 독수리, 사자, 황소는 신의 피조물로써 죽음과 삶을 반복하며 운명의 궤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가르킨다.

또한 천사는 겨울, 독수리는 가을, 사자는 여름, 황소는 봄을 의미하며 4계절을 의미하고 윤회의 반복을 나타낸다.


한마디로 이 카드는 삶이 계속 반복되며 좋은 시기이든, 나쁜 시기이든 이미 지나고 새로운 전환점에 직면한 것을 알려준다.



이처럼 연애도 늘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다.

어떤 사람들은 계속해서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며 수레바퀴를 빙글빙글 돌고 같은자리를 다람쥐 쳇바퀴 돌듯 돌지만,

어떤 사람들은 전혀다른 국면을 맞아 스스로 다른방향을 선택하기로 한다.



나는 전자와 같은 사람이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용기도 없고, 이때까지 쌓아왔던 고통과 아픔을 보상받고 싶었던 걸까. 늘 같은 자리를 뱅글뱅글 돌았다.


헤어짐을 고하고 , 다시 만나기를 반복하며 내가 얻은 것은.

사람은 변하지 않고, 늘 약한지점에서 넘어지기 마련이란 것이다.

또한 한번 무너져 내린 성벽을 다시 쌓으려면 내가 가진 재료를 통틀어 바꾸는 노력이 필요한데

현무암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버린 성벽을 진흙으로 모두 매우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노력을 다할 수 있다면 연애 뿐만 아니라 어느 분야에서건 성공할 것이란 것도 ..깨달았다.


5년간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면서 나는 이 사람은 어쩔수 없는 내 옆에 있어야 할 사람이라 학습이 된 건지도 모르겠다.

마치 벼룩이 천장에 몸을 계속 부딪히다가 천장이 사라져도 그 높이 이상으로는 뛸 수 없게 되는 것처럼

익숙함이란 이처럼 무서운 것일지도 모른다.

분명 절절했고, 서로에게 자석처럼 이끌려 멀어지면 다시 가까워지고, 마치 매순간 드라마같은 일상이었대도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과연 그 만남이 그렇게 특별했는가 ..

불안정의 연속이었다. 헤어졌다 만났다를 수도 없이 반복한 관계가 안정적일리가 있겠는가


어쩌면 나는 불안정에서 오는 두려움과 공포의 두근거림을 사랑이라 착각한 걸지도 모르겠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부디 운명의 수레바퀴를 마주했을 때 빙글빙글 윤회하는 선택보다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아 그 속에서 방향을 틀어 새로운 시작을 마주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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