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는 계절
살면서 몇 번의 벚꽃을 더 볼 수 있냐 묻는 질문에
대충 숫자를 세어본 뒤로
매년 찾아오는 이 계절을 만끽하는데 마음을 아끼지 않는다
피어나는 계절에 꽃 사진을 나누는 사람이 생기면서
늘 그리지 못했던 내 미래를 세세하게 그리는 일이 벌어진다
작은 민들레에 네 아침 머리를 떠올리고
함께 걷던 저녁을 생각하며 혼자 웃는 일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 다 잊은 채로 다시 시작하는 마음
궁금한 게 참 많았는데 무엇이 궁금했는지,
자꾸만 물어보는 네가 있어 조금씩 고민하며 글을 쓴다
보고 싶은 마음만으로 새벽, 너를 보러 가는 일
자꾸만 가까워지고 싶어 비비적거리는 일
널 떠올리다 문득 너무 따뜻해서 눈이 축축해지는 일
번갈아가며 서로의 무릎을 베고 하늘을 보던 시간,
내 무릎에 누운 너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며
결을 따라 네 눈썹을 만지고,
바람에 맞춰 흔들리는 머리칼을 내려다보다
네 얼굴에 눈이 가만히 열리면
그 속에 비치는 내가 가득해서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단단한 네가
부드러운 마음을 나눠줄 땐 늘 마음이 일렁인다
손끝까지 채워주는 따뜻함을 가진 너
웃는 입에 손을 가져가면 그 손에 입 맞춰주고
나보다 따뜻한 몸을 가진 너
문득 몸을 기울여 한참 볼을 맞대고 있는 너
내가 아닌 네가 되고 싶은 기분으로
스며드는 시간
24.04.01.
봄은 이미 지났지만요, 그때의 따뜻한 바람과 보송보송함을 떠올려보세요.
매년 틔우는 꽃을 보며 이 계절이 영원히 돌아올 거라고 믿는 우리는 꽤 순진한 면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봄에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봄이 내게 영원하지 않듯 당신과의 시간도 영원하지 않나요?
봄에 만난 당신, 이 순간이 사무치게 소중해집니다.
당신은 함께 꽃을 보고 바람이 포근할 때면 벤치에 무릎을 베고 누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은 사람이에요.
내 마음을 가득 채운 당신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싶어 최선의 문장을 고민하게 하는 사람,
나는 잠시 미뤄두고 당신의 세상을 알고 싶어 지는 사람.
영원하지 못한 이 생에 기꺼이 나의 시간을 당신에게 주고 싶어요.
아름다운 순간엔 당신이 떠올라요.
더 짙어진 마음으로 작년의 내 마음을 읽어봅니다.
저는 아직도 스며드는 중입니다.
여전히 영원하지 못한 우리의 시간에 종종 눈물 흘리지만, 더 사랑하겠다고 다짐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