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은 잠시의 감정일까요?

수영장에서 마주친

by 영무

오랫동안 미루던 수영을 시작했다.

수영장은 내게 너무 낯선 곳인 탓에

샤워하는 법부터 수영모 쓰는 법까지 참 많은 것들을 미리 공부하고 갔다. (진짜로)


첫날엔 내가 왜 수영을 하겠다고 했을까 후회할 정도로 긴장했지만,

막상 그 순간이 닥치니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다.


첫날을 넘기고 참 시작하길 잘했다 생각하며 다니고 있는데,

탈의실에서 한 할머님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일이 있었다.


'여기 오면 젊은 사람들이랑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참 좋아'


다양한 사람들과 편하게 섞일 수 있어서 좋다는 뜻이셨을까?

아니면 말 그대로 젊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자꾸만 할머님의 마음을 생각해 보느라 저 한 문장이 오리처럼 머릿속을 둥둥 떠다녔다.


내게 수영장을 오는 일처럼 누군가와 대화하는 일이 할머님께는 참 어렵고 어색할 수 있겠구나.


모르는 분이고, 잠시 락커룸에서 몇 마디 나눈 게 다이지만, '다음에 또 보자' 하곤 떠나셨다.


새로운 경험을 하는 순간엔 늘 새로운 시선과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런 순간들이 참 소중한데,

새로운 것들은 결국 익숙해지고 마는 게 참 아쉬운 일이다.


새롭다고 느끼는 감각은 어색하고 불편한 마음에서 생겨나는 걸까?

우리가 적응하는 건 사실 다 안다고 생각하는 태도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할머니 말을 곱씹어 본다.


'위 칸 문 열려있으니까 머리 조심해'


지금 생각해 보니 잠깐이지만 참 따뜻한 분이셨네.

24.03.08.


더운 여름의 공기가 느껴지니 수영을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갈수록 새로운 일들은 도전하기가 왜 이리 어려운지,

막상 마주하면 별거 아닌 일이 제 안에서 경우의 수와 비례하는 공포심을 키웁니다.


제게 수영과 같은 일이 누군가에겐 대화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참을 고민해 내디딘 한걸음 이후의 길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날이 온다는 것도 참 아이러니합니다.


이제 모든 걸 알아버렸다는 자만이 만들어낸 시시함일까요?

새로움은 잠시의 감정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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