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엇보다 반짝반짝, 따스한 빛으로 빛남을 알아.
혼자 먹는 식사라고 해도 냄비 채로 놓고 먹지 않고, 김치와 다른 반찬들도 따로 조그맣고 귀여운 그릇에 가지런히 담아서 정갈하게 식사한다. 식사한 후에는 음식물 냄새가 나의 공간에 스며들지 않게 바로 깔끔하게 치운다.
누구를 특별히 만나는 날이 아닌, 그냥 버스 타고 혼자 커피 한 잔 하러 나가는 길이라고 해도 체육복이 아닌, 좋아하는 블라우스와 색이 예쁜 청바지를 입고 슬리퍼 (as known as 쓰레빠)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베이지색의 플랫 슈즈를 신고 나간다. 좋아하는 색의 립스틱도 잊지 않고 촉촉하게 발라주고선.
내 취향의 노래를 찾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사운드 클라우드(soundcloud.com)에서 나의 취향에 맞게 추천해 준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놓고 다른 일을 하다가 나의 몸과 기분을 반응하게 하는 멜로디가 나오면 잊지 않고 하트를 눌러서 나의 파일에 저장한다. 그리고 한 달에 몇 번씩 들춰보며 듣고 기분전환을 한다.
누군가에게 보여주려는 글이 아니더라도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를 때면, 혹은 이런저런 생각을 떠오르게 하고 싶을 때면 연필을 잡고 한 시간도 넘게 글을 적는다. 이런 나의 글은 지금, 이 순간의 나의 가장 정직하고도 올곧은 생각과 감정의 기록이다. 매일 아침에는 상쾌하고 가장 맑은 정신으로 감사일기를 쓴다. 지금, 현재 감사한 것들에 관해서 쓰는 일은 나를 그 누구보다도 사랑스러운, 살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가장 직관적으로 일깨워준다.
좋아하는 작가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사람이 적어도 세 명은 있고 인생 끝까지 함께할 나의 '인생 책'도 적어도 세 권은 있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그들의 메시지를 기억하여 언제라도 떠올릴 수 있게 한다. 작가가 독자에게 반듯한, 교과서 같은 정답을 알려주는 책보다는 방정식스러운 책을 좋아한다. 나의 상황, 기분 등의 조건에 따라 작가의 메시지가 다르게 느껴지는 일이 참으로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독서취향에 맞춰 나의 정신이 항상 깨어있기 위해 매일 글을 읽는다. 양은 전혀 상관이 없다. 어떤 날은 한 페이지를 읽을 때도 있고 또 어떤 날은 10편의 단편소설을 읽을 때도 있다.
일주일에 두 번씩은 꼭 피부와 몸의 각질 제거를 해주고 그 후에는 살들이 트지 않도록 보습력이 훌륭하고 향도 좋은 로션을 꼼꼼하게 챙겨 바른다. 이렇게 하고 나선 방에 들어와 가장 좋아하는 향초를 켜고 따뜻한 침대에 누워 뭐든지 하고 싶은 것을 한다.
햇빛이 쨍쨍하면 "아, 오늘날이 참 좋구나." 하고 바람이 불면 "바람을 맞는 느낌이 좋아."라고 하며 푸르른 초록 이파리들을 보면 "어쩜 저렇게 맑고 예쁘지?" 한다. 자연과 계절감을 느끼는 일에 나의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나의 온 정신을, 잔잔하지만 강력하게 집중하게 하는 명상을 나의 숨처럼 여긴다. 나의 모든 에너지와 깨달음은 여기에서 비롯되며 그 사실을 깨달은 것 자체로 스스로에게 참 고마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