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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란 Apr 02. 2021

글쓰기에 대하여, 우리는

술김에 책 읽는 여자 둘

마거릿 애트우트의 책 <글쓰기에 대하여>를 읽고 우리는 왜 글을 쓰는가,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어요.


글 쓰면서 느껴지는 것 중 하나가 있어요. 내가 나의 상태를 진단 내리듯이 활자로 찾아내면 괜찮아지거든요. 근데 그걸 찾아냈는데 해결이 안 되는 것 같다,라고 마음에서 받아들이지 못했을 때는 엄청나게 극도로 우울해져요. 뺑뺑 도는 느낌, 결국엔 내가 이렇게 생각했지만 변하는 건 없고 내 눈앞에서는 항상 이런 것들에 대해 똑같은 상황 똑같은 장면에 대해서 내 정의만 바뀌는 거예요. 

그게 되게 번잡스럽고 과거의 어떤 것들이 내게 주는 영향들이 바뀌지 않겠구나, 라는 좌절(불치병을 진단받은 것처럼), 찾아냈는데 이건 해결이 절대 안 되는 거야. 특히나 해결이 안 되는 것 중에 한 가지는 현재보다 과거에 많이 있잖아요. 과거의 기억으로 글을 쓰는 게 많기 때문에 하루에 조금씩 끄집어내서 쓰다 보면 와… 죽겠더라고요.

중간중간 쓰다 가도 내가 뭣 때문에 글을 쓰는 거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오히려 우울증을 유발하거나 하는 순간들이 있는데, 어느 정도 공감되는 건 그런 생각을 하면서 싫거나 피해버리면, 안 쓰면 그만인데 정리할 것들이 정말 많이 남아있구나 하면서 또 써요. 쓰면서 거대한 기억에 대해서 약간 끌고 오는 느낌? 언젠가는 이거를 정리를 해야지 생각 때문에 요즘에는 쓰고 있는 것 같아요.

/ 글쓰기에 대하여, 남숙이의 말들


'쓴다는 건 아주 느리게 나아가는 시도다. 아주 느리고 이상하지만 그 나라에는 나 말고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없다. 나 말고 나를 행복하게 해 줄 사람도 없다. 그러므로 이 이상한 나라에는 시도만 있을 뿐 속도가 없다고 볼 수 있겠다.' 이런 일기를 쓴 적이 있어요.

저는 살면서 속도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인 것 같아요. 항상 내가 이 시기에는 뭘 해야 되고 이런 것들이 계획이 되어 있고, 시간 안에 해내지 못하면 엄청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그런 사람인데 글을 쓸 때는 글을 쓰는 일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속도에 맞춰서 해도 만족을 못 하고 완벽하지 않고 해질 수도 없다 이걸 계속 느끼는 거예요. 불가능의 영역, 극복할 수 없는 단 한 가지, 삶의 속도에 있어서 글쓰기만은 달라요.

/ 글쓰기에 대하여, 나란의 말들



언젠가부터 개인의 독창적인 이야기가 중요해지고 주목을 받으면서 ‘우리’의 이야기이기보다는 ‘나’의 이야기가 중요해지는 시대가 됐어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얼마나 솔직하게 세세하게 쓰는가에 따라 주목을 받고 성적인 이야기라든지 지향이라든지 얼마나 오픈을 하느냐에 따라 관심을 받는 것 같은데 내가 일기에도 쓰지 않을 법한 것들을 적나라하게 쓴 이야기가 너무 많아졌죠. 이제는 공동의 공통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책이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우리’라는 주제를 가진.

/ 글쓰기에 대하여, 서서히의 말들

http://www.podbbang.com/ch/1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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