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어느 정도 들어가 얼굴이 붉어진 사촌 동생이 말했다.
"언니, 난 몇 년이나 이모 꿈을 자주 꿨어. 그것도 똑같은 꿈으로 너무 자주 꿔서 힘들었어."
동생은 꿈에 나타난 엄마를 붙들고 원망하듯 물었다고 했다.
"이모, 대체 어딜 간 거야? 이모가 가버려서 우리 엄마, 아빠가 너무 힘들어하잖아!"
동생의 엄마, 그러니까 내 엄마의 언니인 나의 이모는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엄마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했다. 과묵하시기가 이를 데 없는 이모부는 엄마가 돌아가신 후 댁에서 모이는 행사를 제외한 그 어떤 가족 행사도 좀처럼 참여하지 않으신다.
엄마를 너무 예뻐하신 이모부는 성격상 맞지 않고 그때나 지금이나 짓고 계신 농사일이 걱정되어도 처가 행사엔 자주 참석하셨다. 사촌 동생은 '이모 돌아가신 뒤론 아빠가 더 집에만 계신다며'며 아쉬워했다.
엄마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엄마가 여기저기 묻어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