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자유를 원할까?

by 이영선

나는 어렸을 때부터 막연하게 자유를 갈망했던 것 같다. ‘자유’라는 것은 단어 자체 만으로도 뭔가 기분이 좋아지고 해방감을 주지 않는가? 무엇으로부터의 자유이며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사람들도 나와 같이 막연하나마 당연히 자유를 갈망한다고 믿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사실은 구속을 갈망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는 많은 희생과 노력과 자신만의 깊은 생각을 요하지만, 구속은 겉으로 보이는 삶을 조금이나마 편한 것처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커다란 성의 노예나 집에서 기르는 애완견들은 온전한 자유를 누리지는 못하지만, 얼핏 보기에는 그나마 먹고 입는 것이라도 더 잘 먹는 것처럼 보인다. 모두가 자유를 원한다는 것이 착각이듯이, 모두가 노예처럼 구속된 삶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사실 내 착각인 듯하다.


남에게 소속되는 삶은 한편으로는 편하다. 독립적인 삶은 자유에 대한 대가로 세상의 온갖 숨겨진 어두운 것을 직접 헤쳐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온갖 시련이 주는 극한의 고비를 넘기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여정을 계속하는 것을 보면서 저건 단지 호빗과 요정들의 얘기만이 아니구나 싶다. 가족, 학교, 직장, 단체라는 목줄을 끊고 세상에 나오면 그런 도처에 널려있는 극한의 고비들을 어떻게든 홀로 넘어야 한다. 나는 문을 여는 순간 전쟁을 치를 준비를 하고, 집이라는 요새에 들어오면 다음의 전투를 위해 쉬고 무기를 고르면서 전략을 짜는 전사가 되는 것 같다. 혹은 산소호흡기가 달린 우주복을 입고 우주선을 나와 화성을 탐색하는 우주인과 같은 느낌이 든다. 나는 황량하고 뜨겁게 달궈진 벌건 화성의 표면 위를 걸어가며 미지의 행성을 개척하는 비장한 탐험가가 된다. 그래도 우스꽝스러운 꿀벌 옷을 입고 좁은 아파트 속에 갇혀 보살핌을 가장한 구속을 받는 애완견보다는 들개로 온 산을 휘젓고 다니며 사는 삶이 더 매력적이다. 나는 자유 독립형 인간이다.


그런데 일정 기간 동안 일신의 편안함을 위해 자신의 삶을 구속당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은 자신에게 너무 미안하고 게으른 삶의 태도가 아닐까? 사람들은 정말 자유를 원하는 것일까? 자유를 위해 무엇을 노력하고 있을까? 자유를 위해서도 구속을 위해서도 어차피 그 대가를 치르게 되는 것이라면, 자유를 위한 대가를 치르는 게 더 나은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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