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것들은 계속 움직인다.
잎을 오물거리면서 나무가 자라고,
살랑살랑 기차소리에 흔들리고,
경적소리에 놀라서 후드득 거린다.
지는 해를 따라 고개를 숙였다가
밤새 눈곱만큼 자란 꽃대가
아침이슬에 푸드덕거리며
기지개를 펴고 일어난다.
머물 수 없는 바람이 분주히 왔다 가면서
서있는 것들을 계속 부대껴간다.
물결은 수면에서만 흔들리지 않는다.
수많은 물고기와 해초들이
신호등 없는 물속에서 끊임없이 움직인다.
움직인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다.
오늘이 지나가고 한밤이 와도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움직인다.
예전에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스케이트는 왜 타는 거예요?"
나는 말했다.
"모든 것이 차갑고 고요하고 하얗게 얼어붙은 세상에서도
나는 아직 따뜻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서요.
얼어붙은 세상, 그 위로 내 삶을 지치고 싶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