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연못 안에 있는 나무 위의 물고기
내 춤을 언어로 옮긴 시
작은 연못 안에 있는 나무 위의 물고기
by 이영선
흔들지 마!
글쎄……. 난
안 가!
저리 가!
커다란 나무를 보았어
공중에서 원을 그리며
떨어지는 잎들도
흔들지 마!
난 안 가!
거기!
뒤를 돌아봐!
난 연약한 존재
거기!
떨어지는 잎들을 보았어
거기, 물고기 한 마리가 오고 있어
어제, 어……제……
거기!
거기 물고기 한 마리가 오고 있어
공중에서 맴돌고 있어
달이 떠 있었어
어제……
가라앉고
그리고, 가라앉고 있어
이거 할 수 있어?
여기 또 오고 있어
조용히 가라앉고 있어
저리 가!
너는……
조용히 가라앉고 있어
일어나!
난 길 위를 걸었어
거기 물고기 한 마리가 오고 있어
새끼를 밴 물고기
저리 가!
내려놔!
그럴 수 있지?
돌아가자!
조용히
가라앉고 있어
조용히
조용히……
일어나 물고기야!
일어나 물고기야!
일어나 물고기야!
일어나 물! 고! 기! 야!
난 달을 보았어
난 나를 보았어
그녀는 참 아름다웠어
난 갈래
다시 거기로 왔어
위층에
그들은 얘기하고 있었어
그들은 잠을 자고 있었어
거기……
커다란 나무를 보았어
Fish on a Tree in a Little Pond
By Young Sun Lee
Don’t shake me out
Well,
I’m not going
Go away
I saw a big tree
And falling leaves
Circling in the air
Don’t shake me out
I am not going
There!
Turn around
I am fragile
There!
I saw falling leaves
There came a fish
Yesterday, H...A…
There!
There came a fish
Circling in the air
There was the moon
Yesterday…
Sinking
And sinking
Can you do this?
Here comes it again
Silent sinking
Come away
You are…
Silent sinking
Wake up!
I walked on the road.
There came a fish
A pregnant fish
Go away
Put it down
Can you?
Let’s go back
Silent
Sinking
Silent
Silent…
Wake up Fish!
Wake up Fish!
Wake up Fish!
Wake up FISH!
I saw the moon
I saw myself
She was so beautiful
I need to go
It was there again
Upstairs
They were talking
They were sleeping
There…
I saw a big tree
*나는 오감으로, 아니 육감으로 생각한다. 내게 그 모든 감각은 언어이다. 이 시는 같은 제목의 내 춤작품에서 언어를 뽑아내어 영어로 시를 쓰고, 한글로 다시 표현한 것이다. 여전히 처음 표현한 언어가 내게는 가장 명료하게 다가온다. 이 시는 춤이기도 하고 소리이기도 하다. 나는 이 시에서 강약이 다른 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그것을 다시 사운드작업으로 옮기는 과정에 있다. 통합적 사고란 바로 이런 것을 의미하는 것인데, 그것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자꾸 협업 따위를 거론하며 결코 통합되지 않을 따로 떨어진 무언가의 단순한 병합 같은 것에 집중한다. 통합이란 서로 다른 감각과 언어 사이의 통로 같은 것이 있어서 자유롭게 왕래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가능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추후에 알았고, 그래서 '다중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이거 저거 대충 하는 전문성 없는 사람들'로 오해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예를 들면 춤을 잘 추면 다른 걸 못할 거라고 생각하든가, 말을 잘하면 음악은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그런 것들이다. 나는 뭐든 혼자 빨리 배우고 다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세상에 나와 같은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없어서 소통이 어려운 게 흠이다. 나는 내가 뭐가 다른지 미국에 있는 대학교에 가서야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이후 내 안의 많은 능력들이 개발되고 있다. 내가 동생이나 다른 사람들과 갈등을 겪을 때, 나의 부친은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곤 했다. '괜히 다른 사람들하고 싸우고 얘기할 필요가 없어. 다른 사람들은 너처럼 생각을 못해. 다른 사람들은 니 말을 못 알아들어'라고 했는데, 나도 모르는 걸 우리 부모는 알았던 것 같다. 하나의 언어만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다른 여러 가지 언어를 동시에 사고가 가능하다는 것을 달리 이해시킬 방법이 없다. 개미한테 말을 거는 것과 비슷한 답답함이 있다. 그래서 내 창작물은 어렵다고 하고 즐기는 이가 적은 듯 하지만, 그래서 난 그런 내가 좋고, 그런 희소성이 좋다. 내 창작물은 대중이 아니라 다세포적 두뇌능력을 가진 지구상의 외계인을 찾아 그들과 즐기고 싶은 것이다. 가끔 그런 외계인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런 외계인들은 분명히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