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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욱 Nov 11. 2023

Work Hard에서 Think Hard로

'몰입' 독서노트


반면에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몰입을 시도할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되는가?’라는 물음보다는 ‘왜 그렇게 되는가?’ 하는 물음이 훨씬 더 절실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대체로 ‘왜’에 대한 답은 한 가지 원인으로 생각을 집중시켜서 수렴적 사고를 유도하지만, ‘어떻게’에 대한 답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어, 집중을 분산시키는 발산적 사고를 유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몰입을 시도하는 초기에는 ‘왜’라는 형식의 물음으로 문제를 선정한다. 그러고 나서 몰입 상태에 들어간 뒤에는 ‘어떻게’라는 분산적 사고에 관한 문제를 다루어도 몰입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몰입, '본격적인 몰입을 시도하기 위하여' 중에서


1. ‘몰입’의 저자 황농문 교수님의 강의를 유튜브에서 고 책까지 찾아 읽었다. 그리고 몰입이 주는 대단한 효과를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내가 몰입에 대해서 공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대학원 과정에서 안 풀리는 연구와 몇 날 며칠 씨름을 해봤기 때문일 것이다. 바로 결과가 나오지 않는 한 가지 문제에 대해서 오랫동안 생각하는 것이 처음에는 답답하기만 했다. 그러나 오랜 생각 끝에 문제의 해결책을 찾았을 때 오는 즐거움은 다른 것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컸다. 지금하고 있는 일들은 박사 과정 때만큼의 오랜 몰입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디자인 일이 정해진 공식이 없기에 매번 새로운 해결 방식을 찾아야 하고, 그때마다 짧지만 밀도 있게 몰입해 문제를 해결하곤 한다. 아마도 박사 과정 때 얻은 몰입 능력이 지금은 짧은 집중에도 어렵지 않게 발휘되는 듯하다.


2. 이 책을 읽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어려운 연구를 할 때처럼 일주일 이상을 하나의 주제에 매달릴 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Work Hard에서 Think Hard로의 생각의 전환'은 모두에게 중요하다. AI가 사람의 일을 하나씩 대체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사람의 효용 가치는 간단하게 생각하고 처리할 수 있는 일이 아닌, 오래도록 생각하고 답을 구해야 하는 일들이 될 것임에 분명하기 때문이다.


3. 몰입이라는 개념을 황농문 교수님이 처음 쓴 것은 아니다. 이보다 먼저 칙센트 미하이가 ‘Flow’라는 개념을 널리 알렸다. ‘Flow’는 몰입과 같은 개념으로 어떤 일에 시간이 가는 중 모르고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이 책 ‘몰입’에서는 몰입의 개념과 중요성도 이야기하지만 몰입의 과정과 방법에 대해서 소개하는 것에 가치가 더 크다. 특히 몰입을 시도할 때 ‘어떻게 하면 되는가?’라는 물음보다 ‘왜 그렇게 되는가’라는 물음이 효과적이라는 것이 나에게 깨달음을 주었다. 이 질문은 디자인 문제 해결 과정에서도 유용해 보인다. 우리가 사회 현상이나 사용자의 특정 행동을 관찰하였을 때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가?’ 혹은 ‘사람들은 왜 이런 행동을 할까?’라는 질문을 하고 이에 대해서 몰입을 하면 그 이면에 있는 중요한 요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분명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으로 연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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