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시간
누군가는 붓만 들면 세상이 조용해진다고 했다. 시대가 바뀌고 그 붓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의 자판이 되었다. 붓을 들 때 찾아오는 그 고요. 빈 문서 위, 메트로놈처럼 깜박이는 커서의 소리조차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그 시간. 나는 기꺼이 경건한 자가 되어 그 세상 시민이 된다. 무언가를 사랑할 수 있고, 고대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사랑하고 고대하는 그 무엇에 이렇게 경건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다는 것. 행복, 행복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